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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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을 낸 GS리테일의 주가가 12% 이상 급락하고 있다. 실적 전망도 어둡다. 역대 최고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발목을 잡고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위기를 맞은 GS리테일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려잡았다.

3일 오전 10시2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GS리테일은 전날보다 5950원(12.19%) 내린 4만2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7% 감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시장기대치인 743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매출은 2조884억원으로 12.8% 증가했고, 순이익은 17.8% 감소한 412억1200만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은 편의점 판관비, 임차료 등 비용증가다. GS리테일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면서 판관비는 전년동기 대비 20% 늘었고, 임차료 등 출점 비용이 증가했다. 시설 집기 투자에 따라 감가삼각비도 늘어났다.

오린아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편의점 출점이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GS리테일이 이에 대비해 올해 편의점 출점을 위한 선제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15일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에 비해 16.4% 인상한 7530원으로 결정했다.

2분기 편의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8% 감소한 642억원에 그쳤다. 편의점 점포 수 증가율은 17.3%였지만, 고객이 감소하면서 기존점 신장률이 0%를 기록했다.

편의점 외 사업부문의 실적도 부진했다.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호텔의 실적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으로 적자전환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코엑스 호텔 투숙률이 전년동기 대비 10%포인트 감소했다"며 "코엑스 롯데 면세점으로부터 받던 임대수익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 탓에 앞으로의 실적과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이에 따른 본사의 가맹점 지원으로 내년 이후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점주 평균 순이익이 기존 300만원에서 최대 220만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GS리테일은 점주들의 손익보전을 위해 내년 최저수입보장액을 올리고, 전기요금을 전액 지원하는 등 총 750억원의 추가 비용을 지출하겠다고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추가 비용금액은 올해 GS리테일 예상 영업이익의 4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 문제, 가맹점주 상생 문제 등 편의점 산업에 대한 각종 악재 요인들이 산재한 만큼 지난 2년간 빠르게 증가했던 점포 출점 및 성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날 증권사들은 GS리테일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렸다.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5만7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내렸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유진투자증권(6만3000원→5만5000원), 메리츠종금증권(6만4000원→5만4000원,이베스트투자증권(6만5000원→5만9000원)도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신영증권은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증권사 연구원들은 편의점 외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 연구원은 "최근 신선식품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하반기에 슈퍼마켓 부문의 실적은 성장할 것"이라며 "파르나스 타워가 계약 기준으로 90% 이상의 임대율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