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사과 이튿날 라디오출연 "충분히 조사 이뤄지지 않아" 주장
靑관계자 "다른 고발건과 병합 말아달라 애걸해놓고는 이제와서 딴소리"
이용주 "준용씨 의혹 가시지 않았다"… 청와대 "예의망각 언행" 불쾌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1일 "(준용씨 취업특혜) 의혹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의원은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 하루만인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국민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도 "대선 과정에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 의원은 "개인적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여전히 취업 특혜에 대한 의혹은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여전히 취업 특혜 의혹 자체에 대해서는 이게 명확히 국민에게나 그 의혹을 제기했던 당사자들이 그것을 납득할만한 해명, 그리고 거기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게 제 개인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하루 전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한 당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언행으로 볼 수 있다.

검찰은 전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추진단) 수석부단장이던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이던 김인원 변호사를 불구속 기소했으나, 이 의원을 비롯해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 박지원 전 대표 등 국민의당 '윗선'은 범행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별도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 의원의 발언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이 의원은 이번 제보조작 건 외에도 권양숙 여사 친척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된 상태"라며 "이 의원은 수사 진행과정에서 두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지 말아 달라고 애걸복걸해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것은 상식 밖의 언행이고 예의를 망각한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전날 만해도 "현안점검회의에도 올라오지 않은 사항"(고위관계자)이라며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이 의원이 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에 다시 불을 지피자 매우 격앙된 기류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 이 의원은 '제보조작 사건' 외에도 지난 4월 24일 기자회견과 관련해 민주당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됐다.

이 의원은 당시 회견에서 당시 문 후보의 아들 준용 씨뿐만 아니라 권 여사의 친척 권모 씨(5급) 등이 참여정부 시절 고용정보원에 특혜채용된 내용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결국 이 의원은 대선을 목전에 둔 5월 4일 "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 발표 중 권양숙 여사의 친척 부분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우리가 의혹을 제기할 만한 상황이었다는 취지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면서 "(진행자가)의혹이 다 해소 됐냐고 해서, 그 당시에는 해소가 안됐는데 대선 이후 공식적인 해명이나 조사가 이뤄져 있지 않아 당시 상황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또 '제보조작 사건과 권양숙 여사 친척 특혜채용 의혹 관련 사건을 병합 처리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언급에 대해 "청와대에 직접 부탁한 것은 아니고 대검과 법무부에 제보조작 사건을 분리해달라고 말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제보조작 사건의 경우 이미 사람들이 구속된 상태이고 사건을 빨리 처리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머지는 대선과정에서 여야간 여러가지 고소고발이 있었던 만큼 통상적으로 일정시점에서 같이 처리하던 관행에 따라 처리하는게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사건이) 정리가 된 이후에 권양숙 여사를 찾아뵐 생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제보조작 사건을 마무리함에 따라 해당 회견과 관련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박경준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