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 설비 제조사 이더블유케이, 글로벌 빅4에 납품…100% 해외 매출
국내 유일의 지열(地熱)발전설비 전문 제조기업인 이더블유케이(EWK)가 코스닥시장 상장 채비에 나섰다. 지열발전은 한국에선 아직 낯설지만 신재생에너지 중 설치 용량 연평균 증가율 예상치(2015~2020년)가 11% 이상으로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앞선다. 이더블유케이는 지열발전이 아직 도입되지 않은 국내에서 일찌감치 기술 개발에 나서 시장 과점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빅4’ 기업 고객사로 확보

이더블유케이는 지열발전 방식 중 가장 대표적인 바이너리 사이클(binary cycle) 발전소 설비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열발전을 하려면 지하에 뜨거운 증기나 물이 있어야 하는데, 바이너리 사이클 발전소는 다른 방식에 비해 필요로 하는 온도가 낮다. 세계 지열발전의 47%(2015년 기준)가 바이너리 사이클 발전소 방식이다. 이 회사는 바이너리 사이클 발전소에 필요한 핵심 부품인 열수기화기와 응축기를 제조하고 있다.

지열발전 설비 제조사 이더블유케이, 글로벌 빅4에 납품…100% 해외 매출
부태성 이더블유케이 사장(사진)은 31일 “주력 제품을 기준으로 이더블유케이는 세계시장 점유율 2위”라며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1~4위 기업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열발전은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전력 1기가와트(GW)당 필요 면적도 작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열발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해 시가총액 3조원대 기업이 된 세계 1위 지열발전 기업 오르마트처럼 기술력을 인정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선진국서 주목받는 분야”

세계 전력 생산량 중 지열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0.4% 이하에 그친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부 사장은 이와 관련해 “터키는 정부 주도로 지열발전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칠레에 남미 최초의 지열발전소가 세워졌다”며 “다양한 지역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원자력발전소 폐쇄를 결정한 독일은 지열발전 사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선진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며 “바이너리 사이클 방식이 확대되면서 지열발전을 할 수 있는 지역 범위가 넓어져 시장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시장이 열리지 않은 만큼 이 회사 매출은 100% 수출에서 나온다. 지금까지 미국, 칠레, 터키,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케냐 등 세계 42개 지열발전소에 제품을 공급했다. 부 사장은 “지열발전은 저용량에 특화된 분야여서 글로벌 기업이 추가로 진입하기에는 실익이 떨어져 기존 진입자에 유리한 시장”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다른 핵심 부품인 터빈의 상용화에 성공하면 모든 지열발전 설비를 제작할 수 있게 돼 시장 장악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더블유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70.7% 늘어난 286억원, 영업이익은 142.6% 증가한 44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110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을 기록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4200~5000원이다. 오는 3~4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사전청약)을 거쳐 확정한다. 총 222만주(구주매출 55만5000주 포함)를 공모한다. 이 가운데 중 20%인 44만4000주가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다. 9~10일 일반 청약을 받아 2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대표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