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대사는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일부에서 우리가 안보리 긴급회의를 추진한다는 잘못된 보도를 했다"면서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하면 긴급회의를 할 시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언급은 실질적인 대북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은 최소한 현시점에서는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 CBS방송은 주유엔 미국 대표부가 북한의 지난 28일 ICBM급 미사일 발사와 관련, 오는 31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이 이미 수많은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지만 이를 위반하고 있고, 모든 안보리 회원국이 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현저하게 강화하지 않는 추가적인 안보리 결의는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헤일리 대사는 "그런 것은 북한 독재자에게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평화에 가하는 위험은 이제 모두에게 명백하다"며 "중국은 결정적으로(finally) 이런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중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북한이 지난 4일에 이어 28일 ICBM급 미사일을 재차 발사한 상황에서 이미 안보리에서 논의 중인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조치가 담겨야 하고, 이를 위해 중국이 협력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대사는 이에 앞서 트위터 글에서도 "북한에 대한 대화는 끝났다. 중국은 그들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중국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도 압력을 높여야 한다"며 "(북한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조치를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외교가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이 31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소집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아직 소집 요청은 제출되지 않았다.
이는 진행 중인 대북 제재결의 논의가 중국, 러시아의 벽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지금은 안보리 긴급회의를 할 시점이 아니다'는 이날 헤일리 대사의 언급도 중국, 러시아와의 물밑 협상이 순탄치 않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미·중 간 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러시아 측과 문제를 푸는(work out) 것이 진정한 시험대"라고 설명했다.
중·러 설득에 시간이 걸림에 따라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포함한 독자적인 추가 대북 제재를 먼저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정부는 북한과 불법거래하는 러시아 기업과 관계자에 대해 조만간 금융제재를 발동할 방침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9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며 "그들은 말만 할 뿐 우리를 위해 북한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압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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