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는 31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동남권의 미래’를 주제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의 모든 것을 디지털 기반으로 변혁시키는 경영전략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로 모든 것을 혁신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동남권의 경우 정보통신(IT)과 소프트웨어(SW)산업 기반이 열악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기 위한 대응력이 취약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경제 총 조사’를 분석한 결과 동남권 IT․SW산업의 사업체수는 1534개, 종사자수는 1만801명, 매출액은 1조5320억원으로 조사됐다.사업체수의 전국대비 비중은 6.4%, 종사자수는 3.2%, 매출액은 2.2%로 분석됐다.동남권 전산업의 전국대비 비중이 15%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는 것이다.

2016년 국내기업 IT·SW 활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기업들의 IT 활용은 ERP(전사적자원관리) 등과 같은 내부운영 효율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태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하거나 전략적으로 IT를 사용하는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러한 상황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신기술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역 IT·SW산업을 육성시켜 기술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IT 중견기업이나 해외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수도권에 집중된 IT시장으로 인한 지역 기업 및 인재 유출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동남권 지자체 및 유관기관들은 IT사업 추진 시에 지역 기업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상생 협력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통한 지역 IT·SW산업의 활성화는 IT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공급하는 원동력이 돼 지역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촉매제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스스로 추진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정책으로 가칭 ‘디지털 혁신센터’의 설립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동남권 각 지자체는 IT기업, 대학, 연구소, 정부기관 등과의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지역 기업들이 디지털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할 수 있도록 컨설팅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간 데이터 및 기술교류를 활발히 추진해 융복합 비즈니스 개발을 적극 유도하는 등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진완 BNK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얼마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창조해 내느냐에 달려있다”며 “지역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기술적 토대가 되는 IT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동남권을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는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