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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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현대차의 실적 성장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문제가 남아있는데다 보유 중인 현대제철 지분 평가액이 급감하면서 새로운 실적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3.7% 감소한 1조3445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시장 기대치를 10.4% 하회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4조3080억원으로 1.5% 줄어들었다. 순이익은 48.2% 감소하면서 9136만2600원을 기록했다. 1조원을 넘기지 못한 것이다. 지배기업 소유지분 순이익도 8168억7700만원으로 50.7%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미국과 중국 판매 부진을 꼽았다. 여기에 리콜로 인해 판매보증충당금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판매보증충당금은 차량 결함으로 발생한 비용 처리를 위해 쌓아두는 충당금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시장 신차효과와 브라질·러시아 공장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판매보증충당금이 588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50억원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약 3000억원의 금융손실이 발생하면서 순이익도 반토막이 났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도 가능 증권으로 분류된 현대제철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2500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드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 미지수인데다가 국내 공장 파업 등의 문제가 겹쳐있기 때문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상적인 생산과 판매가 이뤄진다면 작년보다 3분기 실적은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기아차의 통상임금이 현대차 지분법평가이익을 크게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보복 영향 등이 문제"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대제철처럼 현대건설의 손상차손도 반영될 우려가 있다"며 "시장에서 잊고 있었던 악재가 다시 표면에 등장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고 연구원은 이날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낮췄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의 3분기 매출은 24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조800억원으로 1.4%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공장 파업과 북미 시장 판매 감소로 3분기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