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릭신 스쿠트항공 대표(왼쪽 여섯 번째)가 25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에서 열린 스쿠트항공-타이거에어 합병 기념행사에서 새로 바뀐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스쿠트항공 제공
리릭신 스쿠트항공 대표(왼쪽 여섯 번째)가 25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에서 열린 스쿠트항공-타이거에어 합병 기념행사에서 새로 바뀐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스쿠트항공 제공
세계 항공사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항공 동맹체(얼라이언스)라는 단순한 ‘짝짓기’를 넘어 합병, 조인트벤처 등 힘을 합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싱가포르항공그룹이 세운 2개의 저비용항공사(LCC)인 스쿠트항공과 타이거에어가 25일 ‘스쿠트’ 브랜드로 통합됐다. 리릭신 스쿠트항공 대표는 이날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에서 열린 합병 기념행사에서 “통합 마케팅과 노선 효율화를 통해 내년까지 탑승객을 15%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스쿠트항공은 2011년 세워진 중장거리 노선 전용 LCC다. 대만 태국 호주 노선이 주력이다. 2004년 설립된 단거리 LCC 타이거에어는 24일 싱가포르~인도 노선 운항을 마지막으로 14년 만에 스쿠트항공에 흡수됐다. 타이거에어는 150명 남짓 탑승 가능한 에어버스 A320 기종으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왔다. 두 회사 간 합병과 함께 5개 신규 노선을 공개한 스쿠트항공은 총 18개국 65개 노선에 취항하게 됐다. 리 대표는 “각 항공사를 따로 경영할 때보다 합병할 경우 모든 면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판단했다”며 “2025년까지 항공기 47대를 추가 확보해 아시아 대표 LCC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항공사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뭉쳐야 산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을 합작 형태로 운항하기 위해 지난달 조인트벤처 협정을 맺었다.

항공업계에서 조인트벤처는 ‘결혼’ ‘혈맹’으로 불릴 만큼 최고 수준의 협력관계로 알려져 있다. 항공 마일리지나 공항 라운지 공유 차원을 넘어 수익과 비용도 함께 나눈다. 실질적으로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되는 것이다. 전일본공수(ANA)-유나이티드항공, 에어차이나-에어뉴질랜드, 남방항공-에어프랑스 등도 같은 형태로 협력하고 있다.

LCC들은 대형 항공사(FSC)의 전유물로 여겨진 항공 동맹체를 꾸리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코드 셰어를 통한 공동 운항, 통합 마일리지 운영 등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기 위해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5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LCC 7곳과 함께 ‘밸류 얼라이언스’를 만들었다. 이스타항공도 중국 하이난항공 계열사인 웨스트에어와 홍콩익스프레스, 우루무치항공, 럭키에어가 있는 ‘유플라이 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싱가포르=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