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25일 브리핑을 열고 "올해 늦여름부터 초겨울까지 국내에서 진드기 매개 감염병과 레지오넬라증, 인플루엔자, 노로바이러스감염증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해외여행을 할 때는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AI),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뎅기열 지카 등 모기매개감염증, 에볼라 크리미안콩고출혈열 등 바이러스성출혈열, 병원성비브리오감염증을 조심해야 한다.
기후 변화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감염병을 옮기는 진드기가 늘면서 국내 진드기 감염병 환자도 늘고 있다. 예년에 비해 STFS를 옮기는 작은소참진드기 숫자는 적지만 장마철이 끝난 뒤에는 진드기가 번성해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
털진드기에 물려 생기는 쯔쯔가무시증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올해 털 진드기가 22% 증가했다"며 "가을에 야외활동을 많이 하면서 쯔쯔가무시증 환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레지오넬라 뉴모필라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레지오넬라증도 늘고 있다. 균의 특성상 따뜻한 물을 좋아해 목욕탕, 수영장, 병원, 숙박시설의 온수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정 본부장은 "40도 정도의 물을 좋아하는데 물을 끓이거나 염소 소독을 하면 균을 죽일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 5~10% 정도가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도 주의해야 한다. 정 본부장은 "중동에서 입국하는 인플루엔자 환자 중에 H3N2 감염자가 많다"며 올해 해당 바이러스가 유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료 접종 대상자는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하고 임신부 노약자 등도 가급적 백신을 맞아두는 것이 좋다. 겨울철 식중독균인 노로바이러스 감염증도 주의해야 한다.
중국 등을 여행할 때는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AI) 감염 위험이 있다. 중국 흑룡강성 인근 조류에게서 발견되는 H7N9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주의해야 한다.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서 감염되기 쉬운 뎅기열 지카 등 모기매개감염증, 아프리카 동유럽 등에서 환자 발생이 많은 에볼라 크리미안콩고출혈열 등 바이러스성출혈열, 온난화 등으로 환자가 증가할 수 있는 병원성비브리오감염증도 감염 우려가 크다.
정 본부장은 "세계 모든 나라가 일일 생활권이 된데다 해수 온도가 올라가고 염도가 떨어지면 국내서도 콜레라균이 생길 수 있다"며 "해산물을 생으로 먹는 식습관 때문에 비브리오균 감염 우려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옷소매 위쪽으로 기침하기, 안전한 물과 음식 먹기, 예방접종 받기. 야외 활동 시 진드기 등 매개체 조심하기 등의 생활 수칙을 지켜야 한다.
해외여행을 가기 전 여행 국가의 감염병 발생정보를 확인하고 출국 2주 전에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해외에서 동물과 접촉하는 것을 피하고 입국할 때 반드시 건강상태 질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귀국한 뒤 증상이 생기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신고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