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모델로 생산력 향상"

문재인 정부가 '사람 중심 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해 저성장·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나흘 앞둔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소득 주도 성장, 일자리 중심 경제, 공정 경제, 혁신 성장을 통해 분배와 성장이 선순환을 이루는 사람중심 지속성장 경제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로 한국은행 등 다른 기관의 예상보다 높은 3.0%를 제시한 데 대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3% 내외라고 본다"며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모델을 통해 생산력을 향상하면 3% 성장도 무난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차관보와의 일문일답.
[文정부 경제정책 일문일답] "韓 잠재성장률로 3% 성장 가능"
--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3%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에서는 잠재성장률이 2.8%로 2%대로 떨어졌다고 했고 민간도 이미 2%대로 보고 있다.

3%는 목표나 희망이 섞인 것인가.

아니면 한국 잠재성장률은 아직도 3%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보나.

▲ 정부가 공식적으로 잠재성장률을 계산하지 않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한국은행을 참고한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안타깝다.

우리가 보기에는 논란이 있으나 잠재성장률은 3% 내외라고 본다.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모델을 통해 생산력을 향상하면 3% 성장도 무난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성장률 3%에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가 얼마나 반영되나.

▲ 추경 발표할 때 0.2%포인트를 말했다.

물론 추경 통과와 집행이 지연되면 효과 약화할 수 있는데 현재 0.2%포인트는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 한국형 고용안정·유연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하지만 유연 모델은 보이지 않는다.

▲ 한국형 고용안정·유연 모델은 노사의 대타협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다.

지금까지는 사회안전망, 실업안전망 등이 충분하지 못했다.

실직의 두려움, 구조조정에 대한 근로자 저항감 있어 제대로 추진이 안 됐다고 판단했다.

전제는 실업자 전락이 아니라 전직과 재취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것도 안 되면 공적 부조 통해 생활 영위하도록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먼저 추진하고 그만큼 안전망 갖춰진 후 자생적으로 일터혁신을 하자는 것이다.

과거와 다르게 유연은 해고가 아니라 포용적 노사관계에서 나오는 자발적 일터혁신을 말하는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지출을 매년 7%씩 늘리겠다고 했다.

5년 동안 지출증가 속도를 경상 성장률보다 높게 가져간다고 했는데 경상 성장률을 4%로 본다면 괴리가 크다.

▲ 우리가 재정전략회의 등에서 이야기할 때 경상 성장률을 4.5%에서 5% 사이로 전망한다.

이보다 지출증가를 조금 더 높게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고용안정·유연모델이라든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재정을 더 늘려서라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내년 예산의 경우 7%는 예산안 편성이나 재정전략회의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평균적인 개념을 말한다.

--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과 관련해 도심에 있으면 대부분 지방자치단체 소유일 텐데 정부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 중점을 두는 건 지자체 소유 말고 기재부가 관리하는 중앙부처 소유 청사다.

대표적인 것이 우체국, 경찰서, 파출소 등이다.

30년 이상 건물을 조사해서 이를 재개발하면서 원래 공간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다가 청년이 원하는 소규모 임대주택 도입하자는 것이다.

-- 일자리 지원 세제 3대 패키지를 자세히 설명해 달라.
▲ 자세한 사항은 8월 2일에 발표되는 세법개정안에 담길 것이다.

고용증대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에서 투자 개념을 빼는 것이다.

중소기업과 관련해 정규직 전환 세액공제가 이미 있는데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근로소득증대세제로 임금 상승분의 일부를 공제를 해주고 있다.

공제율을 대폭 상향해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 일몰이 도래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 개편은 연장을 의미하나.

▲ 기간 연장을 하는 한편, 내용을 상당 부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세법개정안 발표 때 나온다.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인 지니계수 분배개선율을 20%로 높이겠다고 했다.

이를 세금 더 거둬서 쓴다는 부자증세로 받아들여도 되는가.

지니계수 개선율을 높이려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등 직접세를 더 거둬서 복지에 쓰겠다는 큰 틀로 이해해도 되는지.
▲ 영국은 예산 짤 때 각종 제도에 분배개선 효과가 어떤지 같이 발표해 예산 편성, 집행에 유의하도록 한다.

2015년 (분배개선율은) 13.5%인데 각종 사회안전제도를 확충하면 그 자체를 통해 5년 이내에 20%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와 관련한 세제 부분은 국정과제에서 밝힌 대로 추진할 것이다.

-- 이미 증세가 공론화됐다.

▲ 국정과제에서 대기업, 고소득 과세 강화를 밝혔다.

그런 부분의 틀을 논의하겠다고 돼 있다.

기재부 내에서 상당 기간 내부적으로 고민했던 사항이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 (무엇을) 포함하는지, 어느 수준일지에 대해 아직도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OECD 분배개선율은 세제보다는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달성) 목표를 잡은 것이다.

-- 하우스 푸어 지원을 위한 주택파이낸싱시스템 개편은 갭투자가 들어올 우려가 있다.

▲ 선정 기준을 섬세하게 짜야 할 것이다.

하우스 푸어에 대해서는 다른 실수요자와 차별화가 필요하다.

면밀한 검토 통해서 선정해야 할 것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좀 더 유의하고 있다.

과거에 추진한 LH 사례를 고려해 짜겠다.

형평성 문제 나오지 않도록 유의하겠다.

-- 체크 바캉스 시행이 올해 가능한가.

▲ 아쉽게도 이번 하반기 적용은 어려울 듯하다.

기업과 근로자가 적립하고 예를 들어서 정부가 5만원, 10만원을 개별 사례별로 지원해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일반 회계로 갈지 아니면 다른 기금으로 갈지 같이 검토해야 한다.

다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하반기에 검토해서 구체화해 내년에 시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GDP 대비 공공사회지출 비중의 적정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 논란이 있다.

고령화 수준, 인구 구조, 소득수준, 다른 나라 사례 등을 고려 중이다.

지금보다는 2∼3%포인트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안전망 확충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관련해 향후 추진 방안이 없다.

안전망 구축하고서 새로운 방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것인지.
▲ 앞으로 노동시장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을 수 있다.

사회적 기구는 일자리위원회가 있다.

노사정위원회는 아직 구성 안 됐는데 노사정에서도 가능하다.

노사정 대화 과정에서 안전유연성 모델을 이야기하고 그 전제 하에 유연성을 찾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 지난해 말 경제정책방향에는 구조조정, 저출산·고령화를 강조했는데 올해는 보이지 않는다.

▲ 구조조정과 저출산 고령화에 대해 중점을 두지 않는 건 아니다.

관심을 당연히 두고 적극 추진하려는 과제다.

우리 경제의 잠재 위험 요인을 해소하는 관점에서 추진하려고 한다.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