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농구선수 출신과 노동운동가라는 이색 이력의 3선 의원이다. 노조 간부를 거쳐 국회에 입성한 뒤 19대 환경노동위원장을 지내며 현장 소통을 중시해온 노동계의 마당발로 통한다.

당내 정세균계로 분류됐던 김 후보자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친문(친문재인) 진영 및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과 폭넓은 친분을 유지해왔다. 그가 지난해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 승리하고 ‘8·27 전당대회’를 통해 당 최고위원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다.

김 후보자는 서울 무학여고를 졸업한 뒤 서울신탁은행 실업팀 농구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은행원으로 전직하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85년 서울신탁은행 노조 여성부장을 시작으로 노조 정책연구실장 등을 거치며 노동현장에서 여성차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1995년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 겸 여성복지·교육홍보국장으로 임명돼 금융노조의 여성 최초 상임부위원장이 됐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새천년민주당의 노동특위 부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에 진출했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통합민주당에서 초선으로 사무총장직을 맡았다. 18대 때 낙선하고, 19∼20대 총선 서울 영등포갑에서 연달아 승리하면서 3선 고지에 올랐다. 19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장으로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를 쟁점화하는 데 주력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양극화와 일자리 창출, 장시간 노동 등의 문제를 풀려면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가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의 질 개선을 위한 평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며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장 수준인 장시간 노동문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노동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문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 고용 형태에 따라 같은 노동을 제공하고도 차별을 받고 있는 문제가 해소돼야만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저의 비전과 현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 김영주 후보자는

△1955년 서울 출생
△서울 무학여고, 한국방송통신대 졸업
△서강대 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
△서울신탁은행 노조 여성부장
△전국금융노조연맹 부위원장
△제17·19·20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선대위 서울공동선대위원장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조직특보단장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