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신한은행 29초 영화제 시상식이 19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수상자들과 자리를 함께한 위성호 신한은행장(뒷줄 왼쪽 일곱 번째)과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여덟 번째)이 박수를 치며 수상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제3회 신한은행 29초 영화제 시상식이 19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수상자들과 자리를 함께한 위성호 신한은행장(뒷줄 왼쪽 일곱 번째)과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여덟 번째)이 박수를 치며 수상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딸 해원이 아빠 방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발랄하게 말한다. “아빠, 나 학교 준비물!” 며칠 뒤 또 말한다. “아빠, 나 교재비!” 갖은 명목으로 돈을 받아낸 해원은 집 앞 공원에서 친구들을 만나 지폐 다발을 흔들며 환호한다. 아빠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보고 있다. “허, 저 녀석이 저….” 아빠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다음날 아빠는 딸에게 학원비를 10원짜리 동전으로 건네준다. 해원은 무거운 동전뭉치를 낑낑대며 들고 가면서 작고 가볍다는 이유로 평소 그 무게감을 느끼지 못한 ‘돈의 무게’를 절실히 깨닫는다.

조병희 감독이 ‘제3회 신한은행 29초영화제’에 출품한 29초 영상 ‘아버지의 교훈’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19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 심사위원단은 “지폐와 동전의 이미지를 대비하며 돈의 무게라는 주제를 아빠와 딸의 관계 속에서 재미있게 표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는 ‘돈에 대한 재밌고 행복한 에피소드’와 ‘나는 대상 상금을 받으면 ( )를 하겠다’ 두 가지 주제로 열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돈을 주제로 제시해 금융소비자들의 돈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일반부 411개 팀, 청소년부 158개 팀 등 모두 569팀이 지난 5월22일~6월3일 700여 편을 출품했다.

청소년부 대상은 ‘적금-통장 안과 밖’을 연출한 조준범 감독이 받았다. ‘적금 통장 안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통장 안의 세상을 작은 방으로 표현하고, 입금되는 돈은 거기에 들어간 젊은 남녀로 의인화했다. 이자가 늘어나는 과정은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그렸다. ‘돈이 돈을 낳는다’는 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정영진·최용석 감독의 ‘생활전선’이 차지했다. 한 청년이 책상 위에 놓인 각종 요금 고지서와 영수증을 보며 좌절에 빠져 있다. 곳곳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대장님 큰일났습니다! 월세 올려달랍니다” “전방, 휴대폰 요금 출현!” “대출이자도 몰려옵니다” 청년은 ‘꿈’을 다그친다. “너 또 영화 찍었지? 돈 없다니까 이게 진짜!” 전선은 비상이다. “커피값 뚫렸습니다” “수도세 공격입니다.” 그 때 꿈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소리친다. “29초 영화제 대상이랍니다!” ‘나는 대상 상금을 받으면 ( )를 하겠다’를 주제로 만든 이 작품은 “할 수 있다!”고 외치는 청년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나는 대상 상금을 받으면 누렁이를 찾아오겠다’를 연출한 문한림·김선민 감독에게 돌아갔다.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에 간 여대생이 주인공이다. 그는 이웃집 할머니에게 아버지가 자신의 등록금을 대기 위해 평소 자식같이 아끼던 소 누렁이를 팔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대상 상금으로 누렁이를 되찾아와 아버지 손에 쥐여준다.

일반부 대상 수상자에게 1000만원 등 총 3000만원의 상금이 수상자들에게 돌아갔다. 수상작과 출품작은 신한은행 광고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영상 등에 활용된다. 신한은행과 한국경제신문은 수상한 팀 중 1개 팀을 선발해 해외여행과 촬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학생부터 백발의 할머니까지 600여 명이 다산홀을 가득 메웠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감독님들의 뜨거운 열정에 행복과 뿌듯함을 느낀다”며 “이곳에 있는 감독님들이 좋은 영상콘텐츠로 한류 바람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