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호 청호나이스 대표는 19일 “대중적인 정수기를 내놓고 안마의자, 매트리스 등 비정수기 제품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이석호 청호나이스 대표는 19일 “대중적인 정수기를 내놓고 안마의자, 매트리스 등 비정수기 제품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청호나이스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제품이 많다. 세계 최초의 얼음정수기를 비롯해 처음 선보인 커피정수기 커피얼음정수기 아기전용정수기 등 기술력이 집약된 혁신적인 정수기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하지만 코웨이의 아성에 밀려 정수기시장 만년 2위였다. SK매직과 쿠쿠전자 등 후발업체의 추격도 거세고 매출은 3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소극적이고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런 청호나이스가 달라졌다. 고급 제품뿐 아니라 렌털료를 낮춘 대중적인 정수기를 많이 내놓고 제품을 확장 중이다. 서비스를 강화하고, 해외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가격↓품질↑ 혁신 승부

19일 서울 서초동 집무실에서 만난 이석호 대표는 “여태까지는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내놓아 고급 정수기 시장 1위였으나 전체 정수기 시장에선 2위였다”며 “‘청호나이스는 고가’라는 소비자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3년 설립된 청호나이스는 줄곧 정수기에 집중했다. 얼음정수기(2003년)와 커피정수기(2014년) 등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는 등 그동안 국내 정수기시장을 선도해 왔다. 전체 매출 가운데 정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이상이다. 최근 대중적인 정수기를 선보이고 다양한 생활가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안마의자, 매트리스, 화장품 등 정수기 이외 제품에 주력하며 사업군 다양화에 나섰다. 가격은 낮추고 서비스 품질은 높여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올해 주력 제품인 커피얼음정수기 휘 엣지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커피 맛을 인정받아 커피 본고장인 이탈리아와 독일 등 유럽에 수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휘 엣지 정수기는 커피 캡슐이 650원으로 저렴해 커피숍을 하는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인기다.

◆중국 미국 “해외 적극 공략”

청호나이스는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았다. 미국 유통망을 재정비해 곧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도 현지 법인을 세우기 위해 준비 중이고, 베트남법인에서는 내년부터 정수기를 생산한다. 청호나이스는 2006년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와 합자회사 메이디청호를 설립해 중국에 진출했다. 현재 중국 정수기시장 1위다. 이 대표는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 1650억원을 올리는 등 매년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 기술력과 중국 메이디의 유통망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호나이스는 이미 4년 전 태양광 설치사업에 뛰어들었을 만큼 새로운 시도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120만 개인 국내 렌털 계정을 올해 150만 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장 서비스인력(플래너)이 5000여 명인데 이들을 과하다 싶을 만큼 철저하게 교육한다”며 “숫자는 적지만 ‘정성스러운 서비스와 소통하는 자세’로 차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제품이 좋기 때문에 진심으로 다가가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현대그룹 출신인 이 대표는 2001년 청호나이스에 합류해 2011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정수기 광고에 모델로 출연했을 만큼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이 대표는 “정수기시장의 트렌드는 하이브리드(융복합) 제품이 될 것”이라며 “매출 1조원을 달성해 세계적인 건강가전회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