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스케이트 보드는 뉴욕 미술관 전시…지하철 카드 제작도
FC바르셀로나 소속 축구선수 네이마르 등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 신고 나와 화제가 된 신발이 있다. 올해 4월 슈프림과 나이키가 협업(컬래버레이션)해 만든 에어모어 업템포다. 슈프림스러운 새빨간 색에 하얀색 로고가 새겨진 모델과 골드, 블랙 등 세 가지 색은 전 세계 운동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금방 화제가 됐다. 당시 20만원대 가격으로 판매했는데 지금은 60만~200만원대에 재판매되고 있다. 나이키 인기 모델 고유의 디자인은 유지하되 슈프림 특유의 색상과 로고, 분위기를 입혔다.

슈프림은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700곳이 넘는 브랜드, 유명인과 협업해왔다. 매주 목요일마다 선보이는 슈프림의 신제품에는 꼭 새로운 협업 제품이 들어가 있다.

나이키뿐 아니라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브랜드는 슈프림과 손을 잡았다. 프랑스 유명 브랜드 꼼데가르송은 모자와 셔츠, 티셔츠 등을 만들었고, 운동화 브랜드 반스는 스트리트 패션 감각을 더한 스니커즈를 제작했다. 남성 명품 정장으로 유명한 미국의 톰브라운도 슈프림과 함께 옥스포드 셔츠를 만들어 팔았다. 모두 해당 브랜드에 걸맞은 가격을 책정했고 이 제품들은 적게는 2배, 많게는 30배 이상 높은 가격에 재거래되고 있다.

슈프림은 협업할 때 독특한 콘셉트를 선보이기도 한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아페쎄(A.P.C)와 청바지, 티셔츠를 제작했을 땐 캡슐 안에 제품을 담았다. 티셔츠는 빨강과 검정 2가지로 만들었는데 빨강은 슈프림 매장에서, 검정은 아페쎄 매장에서 판매했다. 아페쎄 고유의 심플한 디자인은 유지하되 바지 뒷주머니에 자수 무늬와 빨간색 핀을 다는 등 슈프림만의 감각을 더했다.
나이키와 협업한 에어모어 업템포
나이키와 협업한 에어모어 업템포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로 출발한 슈프림은 브랜드 고유의 특성을 놓치지 않았다. 영국의 팝 아티스트 데미안 허스트, 미국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울 등과 손잡고 그들의 디자인을 담은 스케이트보드를 내놨다. 울이 만든 슈프림 스케이트보드는 모마 뉴욕, 로스앤젤레스(LA) 현대미술관 등 미술관을 돌며 전시를 할 정도의 예술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보더들이 탐내는 것은 당연했다. 허스트는 보드와 함께 티셔츠도 내놨는데 그의 페인팅 작품을 담아 자유분방함을 표현했다.

이번에 루이비통이 슈프림과 손잡은 것도 “루이비통으로선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자유분방함, 젊은 감각을 상징하는 슈프림과 협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루이비통의 아트디렉터인 킴 존스는 “슈프림은 뉴욕 젊은이를 상징하는 브랜드”라며 협업 이유를 밝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