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펀드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인버스펀드 투자자들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지수) 장세’를 기대하고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가 평균 20%에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버스펀드는 주가가 떨어질 때 돈을 버는 구조로 짜여진 상품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국내 주식형 인버스펀드(33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9.93%다. 인버스펀드 가운데 코스피지수 등 추종지수 하락폭의 2배를 수익으로 얻는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은 원금의 40% 안팎까지 커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7.42% 상승했다.

지난 6년간 이어진 박스권(1800~2200) 장세에서는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근접하면 하락에 돈을 거는 인버스 투자가 쏠쏠한 수익을 안겨줬다. 코스피지수가 떨어져 1800선에 가까워지면 오른다는 쪽에, 지수가 2100선을 넘으면 내린다는 쪽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이런 방법으로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장기간의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기업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코스피지수는 올해 연초 2026에서 6월엔 장중 2400선을 돌파했다. 일각에서 하반기 조정설이 나오기도 하지만 ‘황소장’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더 지배적이다.

주가 하락을 예상했던 인버스펀드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인버스펀드에는 연초 이후 1조5536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최근 한 달간만 놓고 보면 85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