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118일 만에 손잡아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10월 말까지 문을 닫기로 한 101개 지점 가운데 해당 지역의 유일한 점포인 제주, 경남, 울산, 충북지역의 지점을 비롯해 부평과 평택지점 등 11곳은 폐점하지 않고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기존 133개 영업점 가운데 32곳만 남기기로 한 당초 계획에서 한발 물러서 43곳(기업영업센터 등 포함)의 영업점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채널을 통한 금융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은행은 지난 4월 점포 통폐합 계획을 발표한 뒤 노조가 반발하자, 이는 임단협 합의사항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노동조합은 가처분 소송과 단체행동으로 맞섰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 일부 여당 국회의원이 은행법 개정안 발의를 검토하는 등 정치권까지 이 문제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이대로 가면 공멸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노사가 한발씩 물러서 교섭 118일 만에 합의에 이르렀다.
한국씨티은행 노사는 통상임금을 작년 대비 2.7% 인상하기로 했고,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오후 5시에 업무용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오프 제도’를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사무계약직·창구텔러계약직 302명 전원과 전문계약직 45명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고용을 보장하고 강제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합의안에 담았다. 합의안은 13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