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죽음의 백조와 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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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북한이 두려워하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한반도에서 첫 실사격 훈련을 했다고 한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한 것인데 이 폭격기의 별명이 ‘죽음의 백조’란다. 백조를 닮았지만 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신비, 순결, 은둔의 상징인 백조에게 파괴적인 수식어를 붙인 이유다.
차이코프스키 발레 ‘백조의 호수’에 비슷한 예가 있다. 주인공 오데트는 마법에 걸려 백조의 모습을 한 선한 공주지만, 오딜은 흑조의 모습으로 지크프리트 왕자를 파멸시키려는 악마의 딸이다. 오데트와 오딜은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지킬과 하이드처럼 한 인간의 양면성이라고도 한다. 평소 순한 사람이 화를 내면 더 무서운 것 아닌가.
‘죽음의 백조’는 정말 잘 붙인 별명이지만 한반도 상공에서 진짜 작전을 수행하는 위기상황은 오지 않기를 바란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