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훈민정음 해례본 사라진 두 장 복원한다
한글 창제 목적과 제작 원리 등을 담고 있는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의 낙장(落張) 두 장(사진)이 복원된다.

문화재청은 기초 학술조사와 학술대회 등을 거쳐 훈민정음 해례본 정본(定本)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정본은 원본에 가까워 표준으로 삼을 만한 책을 말한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9일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정본 제작’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이 직접 지은 앞쪽 본문 4장과 신하들이 한글의 용례를 자세히 설명한 뒤쪽 해례(解例) 29장으로 구성된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은 1940년 경북 안동 이한걸 가문에서 발견된 당시부터 표지와 본문 앞쪽 두 장이 없는 상태였다.

현재 남아 있는 두 장은 이한걸의 셋째 아들인 이용준이 자신의 은사인 김태준 명륜전문학교 교수와 함께 만든 것이다. 김 교수는 훈민정음의 본문인 ‘어제 서문’과 ‘예의(例義)’가 나와 있는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과 훈민정음을 한글로 풀이한 ‘언해본’을 바탕으로 내용을 재구성했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은 임진왜란을 겪은 뒤 급하게 제작된 탓에 오류가 적지 않아 이들이 재구성한 두 장에도 잘못된 점이 많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잇달아 제기됐다. 안병희 서울대 명예교수, 정우영 동국대 교수 등은 해례본 낙장 복원안을 담은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학계에서 낙장 복원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의 낙장 복원과 정본 제작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