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i30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i30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3세대 신형 ‘i30’(사진)가 판매 부진의 늪에 빠졌다. 가수 아이유와 배우 유인나까지 광고모델로 기용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i30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381대가 팔렸다. 전달(361대)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올해 6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2222대가 팔리는데 그쳐 연간 판매 목표인 국내 1만5000대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9월 국내 시장에 나온 3세대 i30는 판매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시 첫 달 172대의 판매고를 기록한 뒤 그 다음달엔 648대까지 뛰었으나 올해 1월엔 84대로 곤두박질쳤다.

이러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애매한’ 가격이 꼽힌다. i30는 가솔린 1.4 터보와 1.6 터보가 각각 1890만~2400만원, 2470만원이다. 1.6 디젤의 경우 2170만~2490만원.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등 여러 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은 2000만원 중후반대에 형성된다.

반면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이 같은 준중형 세단 아반떼 가솔린 1.6 터보는 가격이 2200만~2098만원에 책정되면서 수요층이 흩어지게 됐다. 여기에 i30가 해치백(후면이 납작한 5도어 차량)인 점도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다.

내수 시장에서 i30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현대차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2017년형을 출시하면서 트림(세부 모델)을 단순화하고 원하는 사양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마이 핏’ 프로그램 등을 도입한 것.

지난 4월부터는 아이유와 유인나가 등장하는 광고 ‘아이유인나 디스커버리즈(발견)’도 내보내기 시작했다. 현대차가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것은 이례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시승 시 50만원 추가 할인 등의 파격적인 혜택 또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궁여지책에도 i30은 이렇다 할 반전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유럽과 호주 등 해외 시장에선 반응이 좋은 만큼 현대차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i30는 세단을 선호하는 국내 자동차 시장 분위기와 수요층 분산, 애매한 가격 등 어려운 조건에 처해 있다”며 “해치백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와 촘촘한 가격 책정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