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LS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9월 경기 안양시 호계동 LS타워에서 열린 ‘LS그룹 연구개발(R&D) 보고대회’에서 LS산전 R&D 임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LS그룹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9월 경기 안양시 호계동 LS타워에서 열린 ‘LS그룹 연구개발(R&D) 보고대회’에서 LS산전 R&D 임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LS그룹 제공
LS그룹은 보수적인 굴뚝산업에 속한 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룹 내부엔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제조업 혁명에 뒤처지면 그동안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었던 주력 사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해외 사업과 신사업에서 더 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R&D 투자를 통해 부가가치가 크고 경쟁사가 따라잡기 힘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구 회장은 R&D 역량 강화를 위해 분기별로 열리는 최고기술경영자(CTO) 간담회와 기술협의회 등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면서 그룹 R&D 전략을 직접 챙기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지주사에 기술전략부문을 신설해 CTO에 힘을 실어줬다. 디지털 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R&D 전략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계열사들도 중장기 사업 전략과 인재 육성 등의 분야에서 R&D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R&D 투자를 통해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면서 주력 사업과 연관된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LS그룹은 설명했다. 초전도케이블 시장은 LS그룹이 R&D 투자를 통해 새로 만들어내고 있는 대표적인 신시장으로 꼽힌다. LS전선은 초전도 분야에서 세계 최대 용량인 교류 154kV급 초전도케이블 시스템의 승인 시험에 성공해 지난해부터 상용화를 위한 실증 테스트를 하고 있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LS전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직류(DC)와 교류(AC) 초전도케이블 제품을 모두 만드는 회사로 거듭난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과 합작 또는 협력을 통해 R&D 투자에 나서는 것도 LS그룹의 특징이다. LS산전은 2015년 한국전력, 알스톰과 함께 3자 합작사를 설립해 알스톰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술을 이전받고 있다. LS산전은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초고압 송전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을 국산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LS니꼬동제련은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 기업인 칠레 코델코와 합작해 귀금속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양사 합작사인 PRM은 올해 칠레 메히요네스 지역에 귀금속 플랜트를 완공했다. 연간 금 5t, 은 540t, 셀레늄 200t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LS엠트론은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까다로운 유럽과 미국의 환경 규제를 뛰어넘는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 개발에 성공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