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본사에서 연구원들이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SK  제공
SK바이오팜 본사에서 연구원들이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SK 제공
SK그룹이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하며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7조원을 투자해 기술중심 회사로 입지 강화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도 3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설비를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SK텔레콤도 3년간 11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보통신기술(ICT)시장 주도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기술 중심 회사로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20나노 초반급 D램 공정전환을 가속화하고 10나노급 D램도 양산을 시작해 수익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낸드플래시는 M14 2층에 3D 제품을 위한 클린룸을 마련해 수요 성장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4세대(72단) 3D 제품도 개발을 완료하는 대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ICT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관련 생태계 조성과 육성을 위해 3년간 총 5조원을 투자한다. 5G 등 미래형 네트워크 분야에도 3년간 6조원을 투자한다. 신규투자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집중된다. SK텔레콤이 출시한 ‘누구’는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면서 AI 스피커 시장을 개척했다. 전면적 개방 시스템으로 국내 ICT 생태계의 판을 키워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관련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기술 개발에 들어가는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가 글로벌 기업 및 국내 스타트업과 함께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5G 커넥티드카 ‘T5’는 ‘텔레콤 아시아 어워드’에서 ‘최우수 혁신 파트너십 전략상’을 받기도 했다.

SK는 중추신경계 혁신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SK바이오팜을 통해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도 오랜 기간 R&D 투자를 해왔다. SK는 1993년부터 신약 개발을 시작해 1996년엔 우울증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 진행 승인(IND)을 획득했다. SK는 15건의 IND 승인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초엔 SK바이오팜의 뇌전증(간질) 신약이 세계 최초로 임상3상 약효시험 없이 신약 승인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미국에서만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거두는 한편 뇌전증 치료 분야에 새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신약 개발 사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 2011년 사업 조직을 분할해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2014년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등 신약 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 신약 개발 조직을 지주회사인 (주)SK 직속으로 둔 것도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추진하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