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에 무한리필 전문점이 등장한 것은 오래전 일이다. 무한리필 참치전문점, 고기뷔페, 갈빗살전문점 등이 있었다. 풀잎채, 자연별곡, 계절밥상 등도 무한리필 방식의 프리미엄 한식전문점이다. 이들 업종이 인기를 끈 이유는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무한리필 전문점이 최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핫한 아이템은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이다. 작년부터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고급화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장어구이 등을 1만원대 후반에 무한 리필로 판매한다.

프리미엄 소고기 무한리필을 기치로 내건 프랜차이즈 ‘소도둑’(사진)도 그중 하나다. 한우 등심 1등급 이상의 생고기를 1만9800원에 무한리필로 제공한다. 한우 1++등급과 동일한 등급에 해당하는 프라임급 미국산 블랙앵거스 토시살 등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소도둑의 점포운영 시스템은 신선한 생고기와 모든 식재료를 높은 품질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통 무한리필 고깃집들은 미리 준비된 고기를 고객이 직접 가져가지만 소도둑은 고객이 주문하면 바로 썰어주는 ‘고기바’ 형태다. 고기바에서는 생고기 포장 판매도 한다. 농장 직거래를 통해 구매한 신선하고 다양한 채소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단순히 ‘싼 맛’에 몰려오는 게 아니라 저렴하지만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기려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청담동의 직영점은 148㎡ 규모 매장에서 하루평균 매출이 600만원을 넘는다.

무한리필 숯불닭갈비 전문점도 인기다. ‘무한계도’는 1만3500원에 닭갈비를 무한리필로 제공한다. 품질 좋은 국내산 닭고기를 유통하기 위해 ‘2일 배송시스템’으로 신선한 닭고기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미친 양꼬치’는 점심은 1만3900원, 저녁은 1만4900원이면 두 시간 동안 양꼬치, 양삼겹살꼬치, 소고기꼬치, 돈삼겹살꼬치, 새우꼬치, 소시지꼬치 등을 무한으로 즐길 수 있다. 학생이나 젊은 층이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의 양꼬치와 양갈비 무한리필점이다. 자체 개발한 각종 소스와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을 사용해 특유의 냄새가 없고 담백하다는 게 소비자의 반응이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는 “무한리필 고기 전문점은 주로 생고기를 취급하기 때문에 품질 유지가 중요하다”며 “경쟁 점포가 많이 생길 때를 대비해서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상권이나 휴일에 가족 외식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주상복합 상권에 입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