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1일부터 군산조선소 가동을 멈춘다. 일감을 다시 따내면 조선소를 다시 가동하기로 했지만 시점을 정해두진 않았다.
군산조선소에 남아 있던 유조선 세 척 중 한 척은 30일 고객사에 넘겼다. 이미 시운전까지 마친 두 척은 오는 4일 울산조선소로 이동해 마무리 작업을 거쳐 인도할 계획이다.
한때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5000여 명이 북적이던 군산조선소에는 현장 유지보수를 위한 인력 50여 명만 남고 모두 빠져나갔다. 올초까지 남아 있던 직원 650명 중 일부는 희망퇴직했다. 나머지 인력은 울산조선소로 전환배치된다.
협력업체들도 갈 곳을 잃었다. 군산조선소 협력사 85곳 가운데 지난달 말 기준 34곳만 남아 있다. 사내 협력업체는 39개에서 14개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남은 협력사도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실적은 지난해 대비 대폭 개선됐다. 5월까지 17척(약 17억달러)의 선박을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척·7억달러)과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나 조선업 특성상 올 수주량은 1년이 지나야 실제 현장 일감으로 잡힌다. 2015년부터 직면한 최악의 ‘수주 절벽’ 여파가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11개 도크 가운데 이미 두 곳(울산 4·5도크)은 가동을 중단했다. 군산조선소를 포함하면 문 닫은 도크는 총 세 곳이 된다. 회사 측은 올 하반기 일감이 떨어져 전체 직원 1만6000명 가운데 5000명에 달하는 유휴 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군산조선소는 초대형 유조선(VLCC)을 주로 생산하던 곳이다. 완공 당시 세계 최대 길이(700m)의 도크와 최대 규모의 골리앗 크레인(1600t급)을 보유한 조선소로 이름을 떨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