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26일(현지시간) “북한 문제는 시급히 처리해야 될 문제”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한 대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선제타격 카드를 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권은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북한을 겨냥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인도가 적극 동참한 데 감사의 뜻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9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직후 “북한 정권의 잔혹함을 규탄한다”고 비난한 데 이어 이튿날엔 “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대북 독자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24일 “북핵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라며 “매일 북핵 문제를 챙긴다”고 밝혔다.

관심은 미국이 언제, 어떤 행동에 나설지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 4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자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모든 카드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경고했다. 4월 말 북한이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큰 도발’을 삼가는 모습을 보이자 ‘군사적 옵션’을 대북정책에서 제외했다.

백악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웜비어 사망 이후 백악관의 분위기가 강경 기류로 급변했다”며 “북한 대응 방안에서 군사적 옵션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FT의 칼럼니스트 기디온 라크먼은 이날 ‘북한 그리고 미국 우선주의라는 난제’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문제를 논의해온 3명의 전문가와 만났다”면서 “이 가운데 두 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자기 방식(외교적 대화)으로 북한 상황을 보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하면 선제타격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설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군사적 옵션은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16일 하원 세출위원회에서 “한반도 전쟁은 지구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한 지역 중 하나인, 우리 동맹의 수도(서울)를 향한 엄청난 포격을 포함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의 외교적 해결을 지시한 이유”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