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항공사와 노선 공동운영
마일리지·라운지 공유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 맺어
대한항공은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월셔 그랜드센터에서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합작사)를 운영하기 위한 협정을 맺었다. 이날 행사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양사 간 조인트 벤처 협력으로 편리한 연결 스케줄 제공 등 소비자 혜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말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과 함께 인천공항 환승 수요를 늘려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조인트 벤처를 ‘결혼’이라고 표현한다. 마치 한 회사처럼 특정 노선을 공동 운영하며 모든 것을 공유하는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사가 외국 항공사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전일본공수(ANA)-유나이티드항공, 에어차이나-에어뉴질랜드, 남방항공-에어프랑스 등이 같은 형태로 협력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88개국 247개 도시를 잇는 세계 최대 항공사다. 두 회사가 손을 잡으면서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취항하는 미주 250여 개, 아시아 80여 개 도시가 긴밀하게 연결된다. 양사가 노선을 공유하면 소비자의 항공편 선택폭이 넓어진다. 델타항공의 아시아~미주 노선 항공권도 대한항공과 똑같이 예약·이용할 수 있다. 일본 항공사가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과 손을 잡으면서 일본 공항으로 빼앗긴 환승 수요도 되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제2터미널 개장을 앞둔 인천공항이 동북아시아 핵심 허브 공항으로 거듭날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