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미(왼쪽)와 이상민의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 공연 모습. 메디치TV 캡처
박선미(왼쪽)와 이상민의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 공연 모습. 메디치TV 캡처
세계 4대 발레 콩쿠르 중 하나인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 1학년 박선미(18)가 1등을 거머쥐었다. ‘발레 올림픽’이라 불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현지시간) 콩쿠르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11~19일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제13회 콩쿠르에서 박선미는 주니어부 여자 듀엣 부문에서 러시아의 엘리자베타 코코레바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대회에서 김기민이 주니어부 남자 듀엣 부문에서 1위 없는 2위를 했지만, 한국 무용수가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선미(왼쪽부터), 이수빈, 이상민
박선미(왼쪽부터), 이수빈, 이상민
박선미는 이번 대회 시니어부에 출전한 한예종 2학년 이상민(19)과 듀엣으로 탈리스만, 지젤, 돈키호테 작품을 연기했다. 파트너 이상민은 장려상을 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발레를 한 박선미는 “큰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좋은 상을 받아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같은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수빈(19)은 주니어부 여자 솔로 부문에서 중국의 리시위와 함께 공동 2등상을 받았다. 그는 “백조의 호수, 카르멘, 지젤 등 감정 전달에 중점을 두는 작품을 연기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러시아 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대회에서는 세계 21개국에서 젊은 무용수 216명이 출전해 실력을 겨뤘다. 이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볼쇼이발레단 출신의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는 “한국 참가자들의 우수한 기량과 높은 예술성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박선미는 올해, 이수빈은 2015년 한예종 무용원 실기과에 영재입학한 재원이다. 박선미는 2015년 시칠리아 국제무용콩쿠르 주니어 부문 1등, 지난해 바가노바 국제발레콩쿠르 주니어 부문 1등을 휩쓸며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수빈은 2011년 시칠리아 국제무용콩쿠르 프리주니어 부문 2등, 2013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주니어 부문 3등, 지난해 바가노바 국제발레콩쿠르 시니어 부문 1등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상민도 지난해 바가노바 국제발레콩쿠르 시니어 부문 1등을 차지했다.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는 1969년 창설돼 4년마다 열리는 세계적 권위의 발레 대회다. 스위스 로잔, 미국 잭슨, 불가리아 바르나와 함께 세계 4대 발레 콩쿠르로 꼽힌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