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삼성물산 등 우호 지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지 관심
7개 순환출자고리 영풍그룹, 영풍문고 지분 24% 정리 계획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현대중공업 보유 주식 전량(110만1247주·1.94%)을 블록딜 방식으로 1905억원에 팔았다. 2007년 현대중공업과 ‘상호 주식보유 협정’을 맺으면서 확보한 지분을 10년 만에 처분했다. 포스코는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해 신설된 현대로보틱스·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 보유 지분(각 1.94%)도 매각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KB금융지주(지분율 2.77%) 우리은행(3.0%) 동국제강(1.87%) 동국산업(4.82%) 등 다른 주식 자산 매각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며 “현대중공업과의 돈독한 관계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자산운용도 전날 증시 마감 후 우리은행 보유지분 676만주(지분율 1%)를 블록딜로 1118억원에 처분했다. 지난해 12월1일 주당 1만2040원에 매입한 주식을 주당 1만6550에 처분해 305억원의 매각 차익을 거뒀다. 투자수익률은 37.46%에 달한다. 이번 매각으로 유진자산운용의 우리은행 지분율은 3%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백기사’(우호주주)로 사들인 지분을 매각할지도 관심사다. KCC는 삼성물산(8.97%)과 현대중공업 로보틱스 일렉트릭 건설기계(각 7.01%) 주식을 들고 있다. SK텔레콤은 KB금융(0.9%) 하나금융지주(2.1%) 등을, KT&G는 신한금융지주(0.85%)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갖고 있는 KT&G(6.93%) 주식,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삼양식품(17%) 주식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려는 기업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10월1일까지 현대로보틱스 지분 7.98%를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는 영풍그룹도 지분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영풍은 ‘영풍→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영풍문고 지분 24%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그룹이 ‘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영풍’으로 이어지는 고리도 해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린상사가 보유한 영풍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