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 항공사 동방항공이 물류 자회사의 지분 일부를 민간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혼합소유제 개혁에 나선다.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동방항공은 전날 물류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동방항공물류(EAL)의 지분 45%를 네 개 민간기업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표 전자기업 레노버를 거느리고 있는 레전드홀딩스가 EAL의 지분 25%를 매입하고, 부동산 개발업체 녹지그룹 산하의 녹지금융이 10%를 사들인다. 중국 민간 물류기업 글로벌물류자산과 데폰물류는 각각 5%의 지분을 가져간다. 지분 매각 규모는 약 23억위안이다. 동방항공 측은 “이번 지분 매각은 EAL을 페덱스 DHL UPS 등과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키워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AL은 지난 2월 동방항공의 사업부에서 분사됐다.

중국 정부는 2015년 하반기에 비효율의 대명사로 비판받아온 국유기업의 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방안으로 혼합소유제 개혁을 제시했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국유기업의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민간기업에 매각함으로써 국유기업의 경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후 정부의 독점이 불필요한 부문에 속한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혼합소유제 개혁을 순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유 통신사 차이나유니콤이 혼합소유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래리 후 맥쿼리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국유기업의 혼합소유제 개혁이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반발 때문에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시장 관계자들은 보다 과감한 혼합소유제 개혁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