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증권사 김정현 연구원은 "기준금리 역전이라는 요인 하나만으로 자금 유출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지난 4월 발표된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결정 모형을 통해 분석해 본 결과 내외금리차, 원·달러 환율, 글로벌 유동성 등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요인들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및 선진국과 성장률 격차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각 요인별로 영향을 살펴보면 내외금리차가 축소되는 경우 차익거래 유인이 줄어들면서 채권투자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둔화되거나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다만 내외금리차가 주식 및 차입 자금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과 외국인 자본 유출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으며 향후에도 내외금리차 역전으로 대규모 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내외금리차의 영향을 받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전체 투자자금의 27% 수준)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외금리차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간자금보다 장기투자 성향인 공공자금이 크게 늘어나고, 외국인 보유 채권의 잔존만기가 장기화되는 등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안정성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상향과 외환보유고 확대 등으로 대외건전성 역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우리나라는 미국의 대체재가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높다고 해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해 우리나라 국채에 투자하지 않는 것처럼 반대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다고 해서 우리나라 국채에 투자할 자금이 회수돼 미국 국채에 투자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