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러시아의 날')인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공무원들의 부패를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는 극동 도시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에서부터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 북서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수도 모스크바 등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불법 시위 혐의로 다수의 참가자를 체포해 연행했다. 모스크바에선 시내 북쪽 사하로프 대로에선 경찰 추산 약 1800명이 참가한 허가된 시위가 벌어졌다. 크렘린궁으로 이어지는 최고 중심가 트베르스카야 거리에서는 당국이 불허한 시위에 2000여 명이 참가했다.

시위대는 '푸틴은 도둑이다', '푸틴없는 러시아' 등의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시내 전역에서 4500명 정도가 시위에 참가했다. 이 중 150명 이상을 체포해 연행했다고 밝혔다.

반부패 시위를 이끄는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는 전날 저녁 인터넷을 통해 시위 장소를 모스크바 당국의 허가를 받은 사하로프 대로가 아닌 트베르스카야 거리로 옮길 것을 호소했다.

나발니도 시위 참가를 위해 자신의 집에서 나오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그에게 집회·시위법 위반과 경찰 지시 불이행 혐의를 적용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약 3500명이 허가받지 않은 시위에 참가했으며, 그 가운데 500명을 체포해 연행했다고 내무부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