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3일 오후 4시9분

올 상반기 최대 부동산 거래로 꼽히는 KEB하나은행의 서울 을지로 본사(옛 외환은행 본점·사진) 인수전의 승자로 부영그룹이 우세해지고 있다.

13일 부동산금융업계와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매각 최종 후보 등을 담은 매각 계획안을 이사진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지난달 23일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가 시행한 본입찰에는 부영그룹과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캡스톤자산운용, 국내 1위 부동산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등 6~7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최종 후보군을 9000억원대 초반을 써낸 부영과 8000억원대 중반을 써낸 캡스톤자산운용 두 곳으로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KPMG는 KEB하나은행 총무팀과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는 이사회 보고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변이 없는 한 자체 자금으로 대금을 납입할 수 있어 거래 종결 가능성이 높은 부영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사는 연면적 7만5000㎡ 대형 업무용 빌딩이다. 1981년 완공돼 35년간 외환은행 본점으로 쓰였고, 하나금융지주가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KEB하나은행 본사가 입주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유휴 부동산 매각의 일환으로 이 건물을 내놨다.

현재 건물 용적률이 440%인데 허용 용적률은 800%에 달해 연면적 규모로 지금보다 1.8배 큰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영과 캡스톤자산운용은 을지로 본사를 지금 그대로 임대해 수익을 올리기보다 부지를 재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과 을지로 일대를 아우르는 국내 최고 상권에 있어 거래 과정에서 롯데를 비롯한 유통 대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9000억원대로 매각가가 최종 확정되면 1조원대 가격을 희망해 온 하나은행 측도 만족할 만하다는 게 부동산 업계 평가다.

김대훈/김병근/윤희은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