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국의 알리페이 되겠다" KT의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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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 도전장
화이트카드 방식 '클립카드' 출시
10만원대 가격·낯선 사용 방식 부담
화이트카드 방식 '클립카드' 출시
10만원대 가격·낯선 사용 방식 부담
"한국의 알리페이가 될 것이다."
KT가 지지부진한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러 장의 카드를 한 장으로 합쳐 쓰는 '클립카드'로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간편결제 시장에서 클립카드가 신흥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클립카드는 여러 장의 카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화이트카드다. 일반 신용카드와 같은 모양, 크기다. 클립카드에는 신용·체크카드 10개, 멤버십카드 10개, 선불형 교통카드 1개 등 총 21개 카드 정보를 넣을 수 있다. 그럼에도 두께는 0.76mm. 실물 신용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KT는 클립카드를 '금융거래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1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정용 KT 플랫폼서비스사업단 단장은 "모양은 카드와 같지만 금융을 위한 플랫폼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결제와 멤버십 활용만 가능하지만, 향후 일회용 비밀번호(OTP) 카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을 순차적으로 담아낸다는 전략이다. ◆'간편하지 않은 간편결제' 바꾼다
클립카드 한 쪽 귀퉁이에 1.3인치 전자잉크(e-paper) 디스플레이가 달려있고, 그 아래로 두 개의 버튼이 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디스플레이에 뜨는 신용카드와 멤버십 카드 종류가 바뀐다. 교통카드의 경우 잔액도 확인할 수 있다.
KT는 이미 각종 멤버십 카드와 결제 서비스를 결합한 '클립' 앱(응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멤버십 할인과 결제를 스마트폰 한 화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클립 회원수는 1300만명, 월 이용자수는 300만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KT가 이번 클립카드를 실물로 출시한 이유는 모바일 기기와 앱 기반의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로는 시장 장악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KT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거래액은 전체 결제 시장의 1.7%에 불과하다. 문 단장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넘어야할 산으로 '불편한 결제 과정'을 꼽았다.
그는 "'간편하지 않은 간편결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용에 제약이 많았다"며 "기기를 꺼내 앱을 켜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결제하는 데 15초가 넘게 걸린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제한적인 가맹점과 단말기, 보안 문제 등을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의 한계로 지적했다. 클립카드는 신용카드처럼 익숙한 방법으로 이같은 한계를 모두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단말기나 운영체제(OS), 통신사에 구애 받지 않고 모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보안 강화를 위해 카드에 잠금 기능을 넣고 첨단 보안 방식인 토큰 방식을 탑재했다. 토큰 방식은 가상의 카드번호로 결제를 진행해 카드 정보 유출로 인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2020년 간편결제 시장 1위 가능할까
KT는 2020년까지 클립카드 회원 200만명, 연간 거래금액 27조원을 달성하며 간편결제 시장점유율 1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호기롭게 '한국의 알리페이'라는 목표도 내걸었다. 알리페이는 중국의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화이트카드 개념이 낯선 만큼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가격이 싸지 않다. 카드사 제휴 상품 없이 클립카드만 구입할 경우 가격은 10만8000원. 결제 용도로 구매하기엔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KT는 카드사와의 협업을 통해 가격 부담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특정 카드를 발급받고 일정 금액 이상 쓰면 기기 가격을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달 말에는 휴대폰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휴 카드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용 과정이 실제 간편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계산전 버튼을 눌러 카드 잠금을 풀고 멤버십이나 결제 수단을 선택하는 과정이 번거로울 수 있다. 카드를 충전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다. 클립카드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1번 충전하면 3~4주간 쓸 수 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KT가 지지부진한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러 장의 카드를 한 장으로 합쳐 쓰는 '클립카드'로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간편결제 시장에서 클립카드가 신흥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클립카드는 여러 장의 카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화이트카드다. 일반 신용카드와 같은 모양, 크기다. 클립카드에는 신용·체크카드 10개, 멤버십카드 10개, 선불형 교통카드 1개 등 총 21개 카드 정보를 넣을 수 있다. 그럼에도 두께는 0.76mm. 실물 신용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KT는 클립카드를 '금융거래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1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정용 KT 플랫폼서비스사업단 단장은 "모양은 카드와 같지만 금융을 위한 플랫폼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결제와 멤버십 활용만 가능하지만, 향후 일회용 비밀번호(OTP) 카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을 순차적으로 담아낸다는 전략이다. ◆'간편하지 않은 간편결제' 바꾼다
클립카드 한 쪽 귀퉁이에 1.3인치 전자잉크(e-paper) 디스플레이가 달려있고, 그 아래로 두 개의 버튼이 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디스플레이에 뜨는 신용카드와 멤버십 카드 종류가 바뀐다. 교통카드의 경우 잔액도 확인할 수 있다.
KT는 이미 각종 멤버십 카드와 결제 서비스를 결합한 '클립' 앱(응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멤버십 할인과 결제를 스마트폰 한 화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클립 회원수는 1300만명, 월 이용자수는 300만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KT가 이번 클립카드를 실물로 출시한 이유는 모바일 기기와 앱 기반의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로는 시장 장악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KT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거래액은 전체 결제 시장의 1.7%에 불과하다. 문 단장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넘어야할 산으로 '불편한 결제 과정'을 꼽았다.
그는 "'간편하지 않은 간편결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용에 제약이 많았다"며 "기기를 꺼내 앱을 켜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결제하는 데 15초가 넘게 걸린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제한적인 가맹점과 단말기, 보안 문제 등을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의 한계로 지적했다. 클립카드는 신용카드처럼 익숙한 방법으로 이같은 한계를 모두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단말기나 운영체제(OS), 통신사에 구애 받지 않고 모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보안 강화를 위해 카드에 잠금 기능을 넣고 첨단 보안 방식인 토큰 방식을 탑재했다. 토큰 방식은 가상의 카드번호로 결제를 진행해 카드 정보 유출로 인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2020년 간편결제 시장 1위 가능할까
KT는 2020년까지 클립카드 회원 200만명, 연간 거래금액 27조원을 달성하며 간편결제 시장점유율 1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호기롭게 '한국의 알리페이'라는 목표도 내걸었다. 알리페이는 중국의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화이트카드 개념이 낯선 만큼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가격이 싸지 않다. 카드사 제휴 상품 없이 클립카드만 구입할 경우 가격은 10만8000원. 결제 용도로 구매하기엔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KT는 카드사와의 협업을 통해 가격 부담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특정 카드를 발급받고 일정 금액 이상 쓰면 기기 가격을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달 말에는 휴대폰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휴 카드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용 과정이 실제 간편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계산전 버튼을 눌러 카드 잠금을 풀고 멤버십이나 결제 수단을 선택하는 과정이 번거로울 수 있다. 카드를 충전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다. 클립카드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1번 충전하면 3~4주간 쓸 수 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