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청와대 정책비서관. 한경DB
정호성 전 청와대 정책비서관. 한경DB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멸사봉공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9일 열린 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정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에 대해 "본인의 가치가 확실한 분"이라며 "멸사봉공으로 임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이 사사로운 마음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힘썼다는 것이다.

그는 "아주 존경스러운 분이고 공직자로서 훌륭한 분이었다"고 평했다.

반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 대해서는 문화예술 분야 정책에 관여할 만큼 이념 지향성이 뚜렷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가 말은 많이 하는데 중언부언이 많고 의미 있는 내용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맥을 잡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융성'도 대통령이 만든 단어라고 밝혔다. 최 씨가 문화융성의 전반적인 틀을 잡았다는 특검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다.

그는 "최 씨는 이념적으로 지향성이 분명한 사람이 아니었다"며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나오면 걱정이 돼서 문의했지만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들이었지 이념적인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 씨가 뒤에서 박 전 대통령을 도왔다는 주장도 내놨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여성이고 독신이다 보니 생활하는데 개인적인 부분을 보좌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최 씨는 뒤에서 없는 사람처럼 도와주는 사람이지 국정에 개입하고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의 존재는 아주 극소수만 인지했다"며 "김 전 실장과 안종범, 우병우도 몰랐을 가능성이 100%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