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5일부터 LTE 통신의 최종 진화 기술로 불리는 4.5G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지난 5일부터 LTE 통신의 최종 진화 기술로 불리는 4.5G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지난 5일부터 서울을 포함한 전국 57개 시·군에서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보다 40% 이상 속도가 빠른 ‘5밴드 CA’ 등 4.5세대(4.5G) 서비스를 시작했다.

‘5밴드 CA’는 LTE 주파수 5개를 하나의 주파수처럼 묶어 최대 데이터 전송 속도를 초당 700메가비트(Mbps)까지 높인 기술이다. 4.5G 서비스는 2기가바이트(GB)짜리 고화질(HD) 영화 한 편을 23초면 다운로드할 수 있다.

국제 표준단체인 3GPP의 기술 규격에 따르면 LTE 주파수는 최대 5개까지 묶을 수 있다. ‘5밴드 CA’ 기술 상용화를 통해 LTE의 속도 진화가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에서 5개 LTE 주파수 대역을 확보한 통신사는 SK텔레콤이 유일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0메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폭으로 시작한 초기의 LTE를 1차선 도로라고 본다면 총 70㎒ 폭을 활용하는 5밴드 CA 기술은 7차선 고속도로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부산, 대구, 광구, 대전, 울산 등 6개 도시 도심 지역에선 ‘3~4밴드 CA’와 ‘4×4 다중안테나’ 기술을 조합해 최대 900Mbps 속도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700~900Mbps급 속도의 4.5G 서비스는 일단 삼성전자의 갤럭시S8 단말기를 가진 SK텔레콤 가입자가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S8 사용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안내 팝업 메시지를 누르거나, ‘설정’ 화면에서 직접 업그레이드를 선택해 4.5G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갤럭시S8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트래픽 분산 및 망 최적화 효과에 따라 체감 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4.5G 서비스를 전국 57개 시·군 주요 지역에 우선 제공하고 상반기 중 85개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전국 인구의 50% 이상이 4.5G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4.5G 기술 개발을 지속해 유선 기가 인터넷보다 빠른 1Gbps 이상 속도의 4.5G 서비스도 선보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크 품질도 높일 계획이다. 전국 기지국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네트워크 트래픽(교통량)에 따라 안테나 방향, 설정 등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지 않을 때 통신을 ‘슬립모드’로 바꿔 배터리 소모를 줄여주는 네트워크 기술(C-DRX)도 지난 4월20일부터 전국에 적용했다.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 시간을 최대 45%까지 늘릴 수 있는 이 기술은 대부분의 LTE 스마트폰에서 별도의 설정 없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최승원 SK텔레콤 인프라전략본부장은 “4.5G 서비스는 LTE 기반으로도 빠른 속도를 지원해 5G 시대에 본격화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3차원(3D) 홀로그램 등 실감형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조기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에게 최상의 네트워크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을 지속적으로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