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전망은 엇갈려
"아직 저평가…중소기업 육성 수혜 기대
내수·SW관련주 더 오를 것"
"코스피 오르자 덩달아 올라…강세장 지속하기 어렵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5일 3.54포인트(0.54%) 오른 662.32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66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0월19일(661.26) 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526억원)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2일(2371.72) 2370선을 뚫고 사상 최고점을 찍은 코스피지수가 숨을 고르는 사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시장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16.9%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4.8% 상승하는 데 그쳐 ‘가격 매력’이 크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2월 초 600선을 위협받았던 코스닥지수는 지난 3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최근 3개월간 코스닥시장에서 914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올해 외국인의 ‘사자’ 주문이 많이 몰린 종목은 카카오(2066억원) CJ E&M(2063억원) 메디톡스(1600억원) 에스에프에이(1179억원) 컴투스(1117억원) 등이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우량 정보기술(IT)·반도체장비·게임주가 주로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카카오와 메디톡스는 올해 각각 35.7%, 52.0% 주가가 올랐다. 두 회사는 지난 5일 나란히 1년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코스닥 실적 ‘제자리걸음’
코스닥시장이 본격적인 강세장으로 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2015년 코스닥지수가 770선을 돌파하며 고공 랠리를 이어가던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5년에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코스닥시장 내 화장품·제약·엔터테인먼트 종목의 수익률이 유가증권시장 종목보다 높았다”며 “지금은 코스피지수 급등에 코스닥시장이 수동적으로 따라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와 달리 ‘제자리걸음’인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도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2분기 추정 실적(매출 16조7840억원, 영업이익 1조7252억원)은 연초 추정치(매출 15조7359억원, 영업이익 1조7211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코스닥시장이 저평가돼 있고 새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기로 하는 등 중소기업 장려책을 추진하고 있어 정책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파른 상승으로 피로가 누적된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올라 투자 매력이 높다는 점도 코스닥 강세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중소형주)팀장은 “코스닥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4.3배로 미국 나스닥(23배), 중국 선전(24.1배) 등에 비해 크게 낮다”며 “반도체·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주에 이어 내수주와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