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시장에 대한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하면서도 경기를 살리는 불씨를 꺼뜨리면 안 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금리 추이에 대한 예측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을 외치고 있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일임형 변액보험, 자산관리 기능 갖춰

보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일임형 펀드를 갖춘 변액보험으로 대응하기를 권한다. 최근 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금리변동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가 지는 변액보험을 많이 출시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변액보험에 가입하더라도 투자 펀드를 변경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투자수익이 마이너스(-)가 나는지도 모르는 채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알아서 자산배분을 해주는 일임형 펀드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일임형 자산배분 펀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고객이 낸 보험료로 수익을 얻기 위해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자산운용을 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변액보험을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등 고객이 선택한 펀드로 운용한다. 문제는 변액보험에서 투자수익을 얻으려면 경제 흐름과 시장 상황에 맞춰 펀드를 주기적으로 변경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이때 정확한 분석에 따른 합리적 판단이 요구되는데, 대부분 변액보험 펀드는 고객이 직접 운용 지시를 내려야 바뀌거나 자동 재배분 기능을 갖춘 정도다.

펀드 자동 재배분 기능은 최초 가입한 펀드의 투입 비율대로 회사가 펀드 적립금의 비율을 자동 조절해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펀드 종류는 바뀌지 않고 구성 비율만 변동된다. 반면 ‘일임형 자산배분’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펀드를 제외하고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편입시키는 등 훨씬 더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한다.

순자산 6000억원 돌파

국내 보험사가 운용하는 일임형 펀드는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8000억원가량에 달한다.

미래에셋생명 글로벌 MVP시리즈, 삼성 S자산배분형, 알리안츠 팀챌린지자산배분형, ING생명 자산배분형, 신한생명 S라인 자산배분형 등이 있다. 일임형 자산배분 펀드 중에선 미래에셋생명의 글로벌 MVP시리즈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 6100억원 규모다. 미래에셋생명은 매 분기 고객자산배분위원회에서 수립한 자산배분 전략을 반영해 분기 단위로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준다.

다만 전문가들은 변액보험에 가입할 땐 가입 후 10년까지 모집수당 등 사업비를 부담해야 하고 해지 공제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단기간에 해지하면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법이 개정돼 변액보험도 ‘최저 보장 보험금’에 한 해 일반 보험과 같은 수준으로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수익률이 낮다면 변액보험이 투자하는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보통 1년에 12회까지 펀드를 바꿀 수 있는데, 변경할 때 연 4회까지 수수료가 면제된다.

수익률 공시제도도 잘 활용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7월부터 소비자가 변액보험 계약을 맺을 때 작성하는 청약서에 이 상품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도록 했다. 또 펀드 수익률이 아니라 실제 납입한 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수익률이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다. 기존에는 해당 상품에 편입된 펀드 수익률만 제시됐다.

변액보험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운용 실적에 따라 성과를 돌려주는 보험 상품. 보장 종류와 지급 방식에 따라 변액종신보험, 변액연금보험, 변액유니버설보험 등으로 나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