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8일 오전 7시5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스크 장비는 요즘 세계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호황입니다.”

OLED 장비기업 힘스의 김주환 사장(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OLED 마스크 장비를 양산하는 기업은 국내에서 힘스가 유일하며 국내 주요 업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가 진행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힘스는 3분기 중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힘스는 얇은 금속 소재를 활용해 유리기판에 유기물을 증착하는데 필요한 마스크를 제작하는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다. 두께가 0.03㎜에 불과한 마스크를 OLED 디스플레이의 지정된 자리에 정확하게 붙여야 하는 까다로운 공정 탓에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알려졌다. 마스크가 제자리에 붙지 않으면 유기물이 제 위치에 증착되지 않아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OLED 디스플레이 제조의 핵심 공정 중 하나로 꼽힌다.

반도체 후공정 검사기술 업체였던 힘스가 OLED 장비 사업에 뛰어든 건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전인 2006년이다.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해 성장의 기회를 놓쳤던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김 사장은 “2000년대 초·중반 액정표시장치(LCD) 붐이 일었지만 힘스는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관련 시장에 뛰어들지 못했다”며 “미리 LCD 사업을 준비한 기업들이 쑥쑥 커가는 걸 보면서 ‘대세가 될 분야에는 반드시 먼저 진입해야 한다’는 걸 절감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 OLED가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인공이 될 것이란 전망을 접한 뒤 관련 장비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OLED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힘스는 지난해 매출 509억원에 영업이익 66억원을 올렸다. 10년 전인 2006년(매출 69억원, 영업이익 6억원)에 비해 외형과 내실이 10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힘스는 가상현실(VR)용 OLED 장비 개발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김 사장은 “VR에는 해상도가 높은 디스플레이가 장착돼야 하기 때문에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촘촘한 마스크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힘스는 구주 매출 없이 신주 8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자금은 연구개발(R&D)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KB증권, SK증권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