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300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PEF업계 전문지인 프라이빗에쿼티인터내셔널(PEI)이 매년 집계하는 ‘2017 세계 300대 사모펀드’ 명단에서 275위를 차지했다.

PEI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년간 11억달러 규모의 PEF를 조성했다. 1조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굴리는 큰손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 스카이레이크,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중대형 PEF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PEF 큰손’에 이름을 올린 건 삼성넥스트와 삼성오크홀딩스라는 해외 투자회사 덕분이다.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가 해외 신기술과 벤처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세운 투자 지주회사. 미국 기술기업의 심장인 실리콘밸리에 2013년 설립한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를 통합·재편한 것이다.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원천기술사인 루프페이와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등이 GIC가 발굴·인수한 업체들이다. 지난 1월 1억5000만달러 규모로 조성한 삼성넥스트펀드는 두 달 만에 해외 스타트업 기업 15곳을 인수하고 50곳 이상에 투자했다.

삼성오크홀딩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장 부품 관련 기술기업을 사들이기 위해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회사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미국법인인 전략혁신센터(SSIC)와 조율해 투자한다. SSIC는 2013년 1억달러 규모의 삼성촉진펀드를 만들었고 작년 말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9조4000억원)에 역할을 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