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측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회 공판기일에서 심리 절차에 대해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상철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사실 증명과 입증계획 수립이 끝나야 증거조사에 들어가게 돼 있다"며 "저희가 아직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증거조사를 먼저 하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아직 다른 심리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다른 사건의 증인신문 조서부터 보자는 건 맞지 않는 것 같아 정식으로 이의를 신청한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296조는 검사나 변호인 등이 증거조사에 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영하 변호사도 "추호도 재판을 연기할 의도는 전혀 없다. 재판을 연기해서 피고인에게 어떤 이익이 있겠느냐. 실체 관계를 똑바로 바로잡고 싶은 열정은 검사님들 못지 않다"고 거들었다.
재판부는 그러나 "그동안 재판 절차 진행에 대해 협의해 왔다"면서 박 전 대통령 측 이의신청을 곧바로 기각했다.
재판부는 "쟁점을 정리하고 입증 계획을 충분히 짠 뒤 서증 조사를 하는 게 일반 사건에서는 타당하다"며 변호인 말에 일응 수긍했다.
하지만 곧이어 "이 사건은 기록이 방대하고 신문할 증인도 몇 백명이 될 것 같은 상황이다. 제한 시간 내에 다 하려면 무리가 있어 우선 증거조사가 가능한 서류증거부터 조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증거조사는 검찰에서 증거 요지를 설명하고 변호인들이 충분히 그 내용을 듣는 절차"라며 "변호인들도 사건 내용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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