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바이오시밀러 첫 사례 "중국서 K바이오 돌풍 일으킬 것"
셀트리온은 중국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으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임상시험(IND)을 승인받았다고 24일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의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셀트리온은 2014년 1월 중국에서 램시마 임상시험을 신청했고 2년4개월간 의약품 품질 평가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의약품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중국은 임상시험 승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국, 유럽에서 허가받은 의약품도 4~5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등을 치료하는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레미케이드’다. 지난해 세계에서 97억달러어치가 팔렸다. 중국 내 매출은 작년 1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연내 후속 제품인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의 중국 임상도 신청할 예정이다. 램시마 임상 승인을 계기로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 현지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이 최근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트룩시마 등이 미국 유럽 등지에서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공장 신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제약시장 판도를 바꿀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130조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특히 중국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 인구 13억명이 넘는 중국에서 고령화가 시작되면 바이오 의약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세계 바이오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분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중국은 지난해부터 바이오산업 육성 계획을 내놓고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 우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의 품질 좋은 한국산 바이오 의약품이 허가를 받으면 중국에서 K뷰티에 이어 K바이오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