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 민간교류 검토’ 방침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시작으로 남북간에 닫혀 있는 빗장을 단계적으로 풀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새 정부에 ‘5·24 조치 해제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22일 “오늘 정부의 발표는 남북 문제 해결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인도적인 부분이 해결되면 경협 문제 해결도 당연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현재 남북관계의 단절은 한반도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간교류 등 남북관계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경색 분위기가 풀릴 조짐을 보임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정부의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방북 신청을 낼 계획이다. 신 회장은 “개별 기업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예민한 부분이 있지만,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조만간 방북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입주 기업들이 현재 가장 원하는 부분은 북에 놔두고 온 공장설비·장비 등을 직접 점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이른 시점에 설비를 점검하고 회수나 재개 등 후속 조치 일정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3일 통일부 소속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과 회의를 열어 방북 신청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모두 124개로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5000여개에 이른다. 관련 종사자는 약 10만 명으로 추정된다. 개성공단은 지난해 2월10일 전면 폐쇄돼 1년3개월째 방치됐다. 당시 정부는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 등 거듭된 도발을 일삼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