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한국교직원공제회 삼성생명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올해 사모대출을 활용한 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모대출은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기업에 직접 빌려주거나 하이일드(고위험·고수익)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지난 17~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7 사모·헤지펀드 서밋’에 참가한 20개 국내 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17개 기관이 “올해 사모대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3곳은 “기존 투자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기관들은 안정적으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모대출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참여한 한 공제회 관계자는 “사모대출 투자는 일반 채권에 비해 이자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변동금리 형태 투자가 가능하다”며 “지금처럼 글로벌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기관들은 사모대출 투자 전략(복수응답)으로 ‘직접 대출’ 방식(16곳)을 가장 선호했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하는 ‘메자닌’ 전략(14곳),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부실채권 투자’ 전략(3곳)이 뒤를 이었다.
사모주식 투자에 대해선 기관 12곳이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유지’ 답변은 7곳, ‘축소’ 답변은 1곳이었다. 기관들이 선호하는 사모주식 투자 펀드의 전략(복수응답)은 ‘바이아웃(경영권 매매)’이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공동투자’가 9곳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기관들은 헤지펀드 투자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기관은 5곳에 그쳤다. “종전 비중을 유지하겠다”는 기관은 7곳이었다. “비중을 줄이겠다”는 곳과 “투자계획이 없다”는 기관도 각각 4곳이었다.
기관들은 다양한 대체투자 투자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교직원공제회는 ‘폐기물 처리업체’, 국민연금과 지방행정공제회는 ‘삼림 및 농지’를 각각 관심있는 대체투자 영역으로 꼽았다.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과 지방재정공제회는 ‘선박펀드’를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