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미국을 방문 중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빌딩에서 틸러슨 장관을 만난 뒤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대화 내용을 전했다.
홍 특사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미국을 못 믿겠다면서 자꾸 뒤로 물어오면 안 된다”며 “북한도 핵 폐기에 대한 의지, 그 전에 더 이상의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야 우리도 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 주변에도 북한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업가가 많이 있다”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북한 발전에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군사행동 옵션으로 가기까지는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면서 “지금 가진 모든 수단은 외교적·안보적·경제적 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이날 틸러슨 장관은 홍 특사에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롯데 보복 문제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 관계자는 “‘국무부에서 접촉했는데, (중국의) 롯데 제재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더라’고 틸러슨 장관이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