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중동 지역 위성 방송통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개발한 무궁화위성 7호(사진)가 5일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위성 발사를 맡은 아리안스페이스사는 “무궁화 7호가 이날 오전 6시50분(한국시간) 남미 기아나 쿠루 위성발사기지에서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며 “발사 37분 뒤인 오전 7시27분쯤 로켓 상단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돼 우주궤도로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무궁화 5~7호와 코리아샛 8호, 해양관측위성 천리안 등 모두 5기의 정지궤도 위성을 보유하게 됐다. 정지궤도 위성은 고도 3만5786㎞ 상공에서 지구 자전주기와 같은 속도로 돈다. 항상 일정한 위치에 떠 있어서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방송 위성으로 사용된다. 앞서 발사된 무궁화 1호와 2호, 3호는 수명을 다했거나 해외에 팔렸다.

무궁화 7호는 이날 브라질의 첫 군 통신위성인 SGDC위성과 함께 발사됐다. 가로 1.8m, 세로 2.3m, 높이 3.4m에 무게가 3.6t인 무궁화 7호에는 초고화질(UHD) 위성방송과 위성LTE 서비스용 중계기 33기가 달려 있다. 수명은 2032년까지다.

현재 운용 중인 무궁화 5호와 6호는 국내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무궁화 7호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서아시아, 중동 등 광범위한 지역을 겨냥하고 있다. 프랑스 위성 제작회사인 탈레스알레니아 스페이스가 위성 제작을 맡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위성 지상 관제시스템을 민간 위성 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무궁화 7호는 당초 지난 3월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기아나의 총파업 사태로 발사가 연기됐다. 이후 지난달 발사가 추진됐지만 현지 사정으로 발사 일정을 정하지 못하다가 겨우 발사 일정을 잡았다.

위성 운영을 맡은 KT샛 한원식 사장은 이날 발사 성공 직후 “한국에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라는 말이 있다”며 현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무궁화 7호는 열흘에 걸쳐 천이궤도(타원형 궤도)를 돌다 오는 15일쯤 정지궤도 진입을 시도해 태양전지판을 전개한다. 이후 동경 114.5도에서 약 3주간 중계기 성능시험을 거친 뒤 조금씩 116도(인도네시아 상공)로 이동해 이르면 7월 초 서비스를 시작한다. KT샛은 지난해 미국 민간 우주회사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리려다 일정이 연기된 무궁화 5A호 발사를 오는 3분기에 추진하기로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