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일 오후 3시45분

[마켓인사이트] 헤지펀드, 두산건설 지분 4.6% 매집
일부 헤지펀드가 두산건설 지분 5%가량을 매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파생상품 계약을 지난달 맺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헤지펀드는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금융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달 두산건설 잠재 지분율을 기존 7.3%(479만주)에서 11.9%(825만주)로 확대했다. 시장에서 두산건설 주식을 산 게 아니라 장외시장에서 신주인수권증권 346만장을 추가로 사들인 데 따른 것이다. 신주인수권증권은 새 주식을 정해진 금액에 배정받을 수 있는 선택권(옵션)이다. 잠재 지분율은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해 신주를 받은 경우를 가정한 값이다.

KB증권이 두산건설 신주인수권증권을 사들인 것은 헤지펀드 고객과의 계약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는 종종 총수익스와프(TRS) 등 계약 등을 통해 소액의 수수료만 내고 대규모 주식보유 효과를 노린 투자를 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도 2015년 증권사들과의 TRS 계약으로 한동안 삼성물산 지분보유 효과만 보다가 일시에 주식을 넘겨받는 전략을 썼다.

KB증권 관계자는 “두산건설 주가가 상승했을 때 거래 상대방에게 해당 차익을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고, 이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의 두산건설 지분 보유는 건설업종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종을 좋게 본 투자로 해석하고 있다”며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건설도 주택경기 호조로 수주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