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첫 3개월 동안 경제 성장 둔화가 뚜렷하다. 미국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7%(잠정치)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발표했다. 2014년 1분기 이래 3년 만의 최저치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성장률 2.1%에도 크게 못 미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소비자 지출이 감소한 이유를 소비자가 자동차 등 고가제품 구입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겨울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1~2월 난방비 지출이 줄어든 것도 소비자 지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계절적 요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 0.8%와 비슷한 수준이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 둔화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다음 분기에는 성장률 3%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투자가 1분기 9.4% 늘어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기업 투자는 2013년 후반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유세 기간 작년 GDP 성장세의 둔화 원인을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 실정 탓”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법인세와 소득세 감세, 규제 완화, 무역협정 재조정 등을 통해 평균 4% 이상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영국 경제도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영국 통계청은 1분기 GDP가 0.3%(잠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이탈하는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선언하면서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