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M램을 앞세워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달부터 P램의 일종인 ‘3D크로스포인트’를 양산하는 인텔과 일전을 벌일 전망이다. 그 결과에 따라 미래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M램을 적용하기로 하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 이미 유럽 최대 반도체 업체인 NXP가 차세대 사물인터넷(IoT)용 반도체를 삼성전자의 M램 기술을 적용해 생산하기로 했다.

차세대 메모리는 전원이 없어도 기억을 보존하는 낸드와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D램의 장점을 결합한 반도체를 일컫는다. 사용 소재에 따라 크게 M램과 P램, Re램으로 구분된다. M램은 금속의 자성(磁性)을 이용한 저항에 따라 0과 1을 기억한다. 철과 코발트가 주 소재다. 가장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하지만 양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P램은 크리스털 등 비정질 물질을 이용해 전하를 가둬서 데이터를 기억한다. 속도는 M램보다 느리지만 Re램보다 빠르다. Re램은 재료 스스로 저항하는 성질이 있는 실리콘 옥사이드를 이용해 기억을 저장한다.

지금으로선 삼성전자의 M램과 인텔의 P램 중 어느 쪽이 차세대 메모리의 대세가 될지 가늠할 수 없다. 소재 자체만 보면 M램의 속도가 빠르지만 생산성은 P램보다 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격에서 P램에 밀려 사라질 수도 있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PC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CPU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P램 시장을 확대할 여지도 그만큼 크다. 삼성전자가 M램으로 별도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파운드리 고객들이 의뢰하는 제품에 M램을 적용하기로 한 것도 당장은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자율주행 등 고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반도체 수요가 늘며 차세대 메모리 시장이 2020년께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M램은 선두업체로서 관련 밑그림을 처음 내놨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