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ES300h. 사진=박상재 기자
렉서스 ES300h. 사진=박상재 기자
[ 박상재 기자 ] 렉서스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ES 시리즈는 한때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디젤 게이트 여파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렉서스의 주력 모델 'ES300h'(사진)을 타고 100여㎞를 달렸다. 정숙성과 편안함을 두루 갖춰 중형 세단의 '모범답안'을 보여줬다.

◆ 편안하고 부드러운 주행, 높은 연비

지금 팔리는 ES300h는 ES시리즈 6세대 모델로 지난해 6112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2015년 대비 22%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엔 736대가 팔리는 등 견조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승에 앞서 기대가 컸다.

시동을 켜자 소리 없이 차가 움직였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간다. 속도계 바늘이 시속 130㎞를 지났지만 전혀 흔들림이 없다. 뒷좌석 동승자는 낮은 체감 속도에 어깨너머로 직접 계기판을 확인했다. 고속 주행 시에도 차체가 도로에 달라붙어 달리는 듯한 안정감을 준다.

다만 시속 30㎞ 부근에서 엔진이 개입할 때 나는 소리는 귀에 거슬린다. 편안함을 강조한 탓인지 운전 재미가 없는 점도 아쉽다. 속도를 높일수록 몸집을 버거워하는 느낌이다. ES300h는 2.5L 4기통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203마력의 힘을 낸다.

높은 연료효율은 인상적이다. 꽉 막히는 서울 시내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에너지소비효율은 계속 좋아졌다. 장착된 전기 모터가 정체구간에서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L당 16.2㎞를 기록했다. ES300h의 복합연비는 16.4㎞/L다.
렉서스 ES300h. 사진=박상재 기자
렉서스 ES300h. 사진=박상재 기자
◆ 고급스러운 실내, 뚜렷한 개성은 없어

운전석에 앉으면 세단임에도 전방 시야가 탁 트여 시원하다. A필러(앞문 앞쪽 기둥) 부근도 답답하지 않고 사이드 미러는 큼지막하다.

실내 디자인은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다. 굵은 바느질(스티치)로 마감한 가죽은 부드럽고 편안하다. 센터페시아(오디오와 공기조절장치 등이 있는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각종 버튼은 직관적으로 구성했다. 실제 운전 중 조작하기가 매우 쉽다.

터치가 아닌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RTI) 방식 인포테인먼트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곳곳에 두른 우드 트림은 다소 부담스럽다.

뒷좌석은 레그룸(발을 놓는 공간)과 헤드룸(머리 위 공간)이 여유있다. 시트는 몸을 적당하게 잡아줘 착좌감이 좋다. 충돌 안전 차체, 구조용 접착제 확대 적용, 10개의 에어백 등으로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ES300h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뚜렷한 개성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기대하는 중형 세단의 수준은 거뜬히 충족시킨다. 이에 중년층이 가족 구성원과 함께 이용하기 적합해 보인다.

국내 시장에선 프리미엄, 슈프림, 익스클루시브 세 가지 트림(세부 모델)로 판매된다. 가격은 5270만~6470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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