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홈쇼핑은 '기대', 백화점·마트·편의점은 '아직'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이 2년째 기준치를 밑돌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 유형별로 보면 인터넷 쇼핑몰과 홈쇼핑은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은 여전히 전망이 어두웠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서울과 6대 광역시의 약 1천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017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90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1분기의 89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작년 2분기의 98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은 8분기(2년)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

봄철 '반짝 소비'가 늘고 있지만 유통업계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준은 아닌 것으로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이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전통적으로 이사, 입학, 관광 시즌인 2분기에는 내수 소비가 늘어나는데 올해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국내외 정세 불안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유통업계 분위기가 어둡다"고 밝혔다.

업태별로는 인터넷쇼핑몰 경기 전망이 106으로 육류,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 판매 확장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됐다.

홈쇼핑도 1분기와 같은 104로 단독(자체) 브랜드 판매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백화점은 90, 대형마트는 82, 슈퍼마켓은 88, 편의점은 82로 모두 경기가 어두울 것으로 점쳐졌다.

백화점의 경우 봄맞이 대규모 정기세일을 했지만 고객들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사드 배치가 마무리될 5∼7월까지는 중국인 방문객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상의는 분석했다.

유통기업들은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 부진'(49.5%), '업태 간 경쟁 격화'(15.5%), '업태 내 경쟁 심화'(10.5%) 등을 꼽았다.

또 2분기에 예상되는 경영 애로요인으로는 '수익성 하락'(47.5%), '인력 부족'(13.7%), '유통 관련 규제 강화'(9.6%), '자금 사정 악화'(8.3%) 등이 지목됐다.

서덕호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업계는 소비를 유인할 수 있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대응하고, 정부는 사드 영향 최소화와 더불어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 툴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