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O2O 스타트업 '성적표'…적자 탈출 vs 수익 가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O2O 스타트업 지난해 실적 공개
우아한형제들·직방 영업익 흑자 전환
얍컴퍼니·쏘카 적자 확대
우아한형제들·직방 영업익 흑자 전환
얍컴퍼니·쏘카 적자 확대
[ 박희진 기자 ] 국내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지난해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수년 간의 적자에서 탈출한 업체가 있는 반면 초기 투자 비용에 발목이 잡힌 일부 회사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업체는 '우아한형제들'과 '직방'이다. 선두업체인 이들은 초기에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의 지출로 적자에 시달렸지만, 이러한 투자 덕분에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가 꾸준히 확대됐다. 이러한 마케팅 결과는 지난해 수익으로 이어지면서 수년 만에 달콤한 열매를 수확했다.
◆우아한형제들·직방 "경쟁 우위 점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위 배달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25억원, 매출 849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창업 이후 3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만해도 249억원 영업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과다.
배달의민족이 이익이 증가한 까닭은 광고가 주요 수익원으로 부각되면서다. 2015년 8월 중개 수수료를 전면 폐지한 이후 수수료 매출은 사라졌지만, 이로 인해 이용자와 주문 수가 급증했다.
이용자의 증가 덕분에 배달의민족 앱은 음식점주들에게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월 주문 수는 2015년 500만건 수준에서 최근 1100만건으로 2배 넘게 성장했다.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인 점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는 75억원, 76억원으로 각각 2015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5년만 하더라도 배우 류승룡을 기용해 광고를 시리즈로 제작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 우위를 점했다고 판단해 과거처럼 유명 광고 모델에 의존하지 않았다"며 "비용을 줄이면서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 124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이 회사는 지난해 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275억원으로 전년보다 128% 급증했다.
직방은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중개사무소 회원 수가 늘어난 점이 호실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직방의 중개사무소 회원 수는 1만3000여곳으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 직방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이달 중 20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해 흑자 전환은 모바일 부동산정보 서비스 시장에서 직방이 이용자와 공인중개사 모두에게 유용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얍컴퍼니·쏘카 투자 부담…올해·내년 수확 예상
반면 지난해 적자폭이 커진 O2O 스타트업도 있다. 이들 회사는 사업 분야 특성상 초기 인프라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투자비에 대한 부담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다.
위치기반 커머스 앱 '얍'을 운영하는 '얍컴퍼니'는 2015년 1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2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 회사는 근거리무선통신 장치인 '비컨'을 통해 앱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해당 매장의 할인쿠폰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얍컴퍼니는 지난해 편의점, 카페 등에 비컨 인프라를 설치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을 썼다. 앱 사용자 확보를 위해 마케팅비도 꾸준히 지출했다. 여기에 비컨 기술 기업인 '아이팝콘'을 흡수합병하면서 일회성 비용도 발생했다.
얍컴퍼니 관계자는 "올해는 자체 앱을 키우기보다 사용자가 많은 다른 앱과의 제휴를 통해 수익을 나눌 것"이라며 "또 다른 수익 축으로 시스템통합(SI) 사업도 준비 중인 만큼 올해는 사상 첫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는 작년 영업손실이 212억원을 나타냈다. 2015년 59억원에서 무려 3배 넘게 적자가 확대됐다.
회사 측은 적자확대의 요인이 공격적인 투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차량 공유 사업은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수익화까지 다른 O2O 서비스 대비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 실제로 쏘카는 2015년부터 차량 구입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가 마무리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쏘카 관계자는 "내년이면 차량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의 영향이 희석될 것으로 본다"며 "1년 단위 장기 카셰어링 상품인 '제로카셰어링'의 수익 모델도 검증되고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흑자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업체는 '우아한형제들'과 '직방'이다. 선두업체인 이들은 초기에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의 지출로 적자에 시달렸지만, 이러한 투자 덕분에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가 꾸준히 확대됐다. 이러한 마케팅 결과는 지난해 수익으로 이어지면서 수년 만에 달콤한 열매를 수확했다.
◆우아한형제들·직방 "경쟁 우위 점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위 배달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25억원, 매출 849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창업 이후 3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만해도 249억원 영업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과다.
배달의민족이 이익이 증가한 까닭은 광고가 주요 수익원으로 부각되면서다. 2015년 8월 중개 수수료를 전면 폐지한 이후 수수료 매출은 사라졌지만, 이로 인해 이용자와 주문 수가 급증했다.
이용자의 증가 덕분에 배달의민족 앱은 음식점주들에게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월 주문 수는 2015년 500만건 수준에서 최근 1100만건으로 2배 넘게 성장했다.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인 점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는 75억원, 76억원으로 각각 2015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5년만 하더라도 배우 류승룡을 기용해 광고를 시리즈로 제작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 우위를 점했다고 판단해 과거처럼 유명 광고 모델에 의존하지 않았다"며 "비용을 줄이면서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 124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이 회사는 지난해 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275억원으로 전년보다 128% 급증했다.
직방은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중개사무소 회원 수가 늘어난 점이 호실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직방의 중개사무소 회원 수는 1만3000여곳으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 직방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이달 중 20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해 흑자 전환은 모바일 부동산정보 서비스 시장에서 직방이 이용자와 공인중개사 모두에게 유용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얍컴퍼니·쏘카 투자 부담…올해·내년 수확 예상
반면 지난해 적자폭이 커진 O2O 스타트업도 있다. 이들 회사는 사업 분야 특성상 초기 인프라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투자비에 대한 부담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다.
위치기반 커머스 앱 '얍'을 운영하는 '얍컴퍼니'는 2015년 1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2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 회사는 근거리무선통신 장치인 '비컨'을 통해 앱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해당 매장의 할인쿠폰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얍컴퍼니는 지난해 편의점, 카페 등에 비컨 인프라를 설치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을 썼다. 앱 사용자 확보를 위해 마케팅비도 꾸준히 지출했다. 여기에 비컨 기술 기업인 '아이팝콘'을 흡수합병하면서 일회성 비용도 발생했다.
얍컴퍼니 관계자는 "올해는 자체 앱을 키우기보다 사용자가 많은 다른 앱과의 제휴를 통해 수익을 나눌 것"이라며 "또 다른 수익 축으로 시스템통합(SI) 사업도 준비 중인 만큼 올해는 사상 첫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는 작년 영업손실이 212억원을 나타냈다. 2015년 59억원에서 무려 3배 넘게 적자가 확대됐다.
회사 측은 적자확대의 요인이 공격적인 투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차량 공유 사업은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수익화까지 다른 O2O 서비스 대비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 실제로 쏘카는 2015년부터 차량 구입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가 마무리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쏘카 관계자는 "내년이면 차량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의 영향이 희석될 것으로 본다"며 "1년 단위 장기 카셰어링 상품인 '제로카셰어링'의 수익 모델도 검증되고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