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경단녀' 사회적 불이익 없어야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될 것
한국 출산율은 심각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추정치 기준 한국 출산율은 1.25명이다. 세계 224개국 중 220위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성의 불균형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세대 간 소득 재분배도 어렵게 한다. 이는 개인의 복지와 삶의 질을 훼손할 수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미혼남녀가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결국 먹고사는 ‘일자리 문제’인데, 여성의 경력 단절이 저출산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30대와 40대 기혼 여성 10명 중 6명이 결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했다. 기혼 여성 중 육아휴직 후 직장에 복귀하지 않거나 1년 이내 퇴사하는 근로자 수가 40%인 것으로 조사됐다. 육아휴직 후 복직해도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일과 육아의 양립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평생직업의 개념이 갈수록 무의미해지는 요즘. 경력 단절 후 육아와 가사에만 집중하다가 관심사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직업에 도전장을 내밀어 성공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그중 한 분야가 부모교육 전문 강사다. 부모공감연구소에서는 제2의 직업으로 ‘강사’ 활동에 도전하는 여성을 자주 만나게 된다.

부모공감연구소 소속 부모교육 강사로 활동 중인 한 여성도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이유로 이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그는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뒤 다시 일하고 싶었지만 경력 공백으로 이전에 하던 마케팅 일을 할 수 없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고민하던 중 육아맘 카페에서 즐겁게 활동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자신의 육아 노하우로 초보맘을 돕는 것 자체가 삶에 활력을 줬다. 그는 조금 더 전문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부모교육 강사의 길로 들어섰다.

‘강사’라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막연한 두려움과 고민도 많았지만 일하면서 자신의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함으로써 느끼는 보람과 현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는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고 있다.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을 그만두게 되고, 이것이 경력 단절로 이어져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무너진다는 현실은 생각만으로도 힘이 빠지는 일이다. 앞서 예를 든 강사의 경우 좋은 기회로 자신의 일을 찾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지만, 대부분의 경력 단절 여성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일과 양육을 병행하고자 하는 여성이 출산, 육아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박영님 < 부모공감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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